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창업박람회 65세 이상 관람객 단독 입장 제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60

엄마가된다는것....


BY 짱구 2003-08-25

몇달후면 생각하기도싫은 서른살이 된다.. 누군가 세월이 화살같다했던가

돌아보면 누구나 겪었을 일들이기에 엄살떨며 말하고싶진 않지만

초등학교때맞은 엄마의 죽음과 그 뒤로이어진 빚에 떠밀려 산동네를 전전하며

도망다니는 아빠와 집나간언니와 철없는 남동생과 함께 살아온 시절은

정말이지 억만금을 준대도 기억조차하기싫다..

그땐 정말 고기한번 배터지게먹어보는게 소원이였으니까.. 지금의 나의 이 식탐도

아마 그때의 기억으로인한것인지도모른다..

시간은그렇게 나이를먹게하고 결혼을하게했다.. 가난이 죽기보다싫었던나는

성실함 그하나만보고 남편을 택했고 그판단틀리지않아서 남편은 혼자 서울에올라와

10년간 무섭게 일한덕에 아파트하나를 장만할수있었다.. 남들은 그렇게 집을갖추고시작한

나의 결혼생활을 부러워하기시작했다.. 나도 만족스러운나날들이였다..

하지만 생각지도않은 일이생겼다.. 임신8주만의 유산.. 그뒤로 나는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유산의 경험으로 힘들어하는지 알게됬다.. 하지만 그반대에는 또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낙태를 하는지도알게됬다.. 특히 기혼여성의 낙태를.. 첨엔 이해가 안됐다.. 이미아이까지

낳아본사람들이 어찌그거하나 조절못해서 생긴아이를 없애는지..

얼마나많은 여성들이 아이하나 낳기위해 여러가지 약을먹고 검사를하고 주변의 온갖눈치를

보아가며 사는지를 알기나하는지.. 매일아침 체온을재며 두근대다가 생리가 찾아왔을때

그 허망함을 알기나할런지.. 결혼해서 다음순서는 당연히 임신라 생각했는데 그것이

뜻대로 안되니 괜히 화풀이할상대로 인공중절하는 사람을 택했는지도 모르겠다..

십년넘게 노력하는 부부들도있다는데제 고작 1년가지고 이러는 내자신이 한심스럽다..

하지만 다시한번 생각을 가다듬는다.. 엄마가 된다는것.. 내자신이 날두고먼저간 엄마를

한없이 원망했듯이 나또한 내아이에게 정말 엄마로서 책임과의무를 다할수있을것인가..

어렵게 낳은아이라고 귀막고 눈막아 천지에 내아이하나뿐인듯하는 경멸스런 엄마가될것

인가? 내가 못한일들은 대신해줄 대용품으로써 아이의 미래까지도 좌지우지하는 무지한 엄마가 될것인가? 낳고보니 먹고살일막막해 함께 아파트서 뛰어내리는 이기적인엄마가될것인가?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고 또 그아이가 다시 아이를 낳고.. 어찌보면 그것의 연속인 삶인데..

그안에서 행복을 느끼고 안타까워하고 슬퍼하는것은 아주 사소한 일인지도모른다..

아주사소한일.. 남편이 바람을피우고 시댁에서 모진소리로 맘아프게하고..주위에서 너무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 이젠 별로 새롭지도 않은일..

가끔 이런생각도했다.. 먼 미래에는 엄마나 아빠가 되는일도 시험을 보게해야한다고..

자격시험같은거말이다.. 1. 아이를 낳고최소20년은 살수있을만큼 건강한지.. 2. 정신이 깨어있어 어떤경우에도 판단력이 흐려지지않는지.. 등등의.. 물론 말로 안되는 얘기지만

임신이 뜻대로되질않으니까 별의별생각이 다드는거다..

진짜 빨리 엄마가되고싶다!!  임신복입고 돌아다니고, 입덧도하고,이쁜아가옷도사고..

그뒤는 모르겠다.. 출산의 고통도 키우며 겪게될 가슴철렁해질일들도 그저 엄마만 된다면

다 헤쳐갈수있을거같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란 그한마디가 나에게도

적용될 그날은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