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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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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속에 나를 비추다


BY 바늘 2003-08-21

새로 이사 온곳은 아파트 25층 꼭대기층이다

 

게다가 관악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으니 하늘에 떠있는 달과는 남들보다 좀더 가까이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싶다.

 

한(?)많은  이곳을 훌쩍 떨치고 멀리 떠나고 싶었지만 딸아이가 고3인지라 전학도 어려워 그냥 학교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은것인데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공부하다 귀가하는

딸아이를 위하여 잘한일 같다.

 

얼마전 자정이 넘어  피곤에 지쳐 노곤하게 잠이 들었다가 열어 놓은 창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차서 그랬는지 눈을 떴다.

 

10년간 사용해오던 침대가 낡아서 이사오면서 두고왔는데

 군에간 아들아이가 쓰던 일인용 침대가 영 불편한 것인지 아니면 혼자인 쓸쓸한 밤이 그래서였는지

눈이 말똥 말똥~

 

자리에 누워 창밖을 보니 어쩌면 그리도  시리도록 차가운 달이 내눈에 한가득 들어오던지

그만 이름모를 서러움에 눈물을 왈칵 쏟을뻔 하였다.

 

사십 중반, 인생의 중년기 !

 

아이들 어느정도 키워놓고 부부간에 새록 새록 신혼과 달리 중년의 느긋한 사랑이 자리잡을 즈음에 이무슨 일인가?

 

밤하늘 자정이 지난 깊은 밤에 홀로 떠있는 달을 바라보며 갖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정말 나는 왜 이렇게 용기가 없는것일까?

 

그야말로 입버릇 처럼  애들 아빠는 나를 보고 시집가라 하는데 한달 애쓰고 벌은 돈은 아이 뒷바라지에 다 들어가고 목이 타도록 일한 댓가로 나는 지금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것인가?

 

퇴근길 때로 처량맞게 터덜거리고 집에와 혼자 우두커니 앉아 있노라면

가슴에 돌덩이가 차오른다.

 

스트레스!

 

한달전부터 목언저리 아니 식도부근인지 덩어리 처럼 꽉 차있으면서 거북하고 답답하다.

 

병원에 가봐야 하는데 매일 뒤로 미루고만 있다

 

사는게 뭔지~~~

 

삶에 대한 희망이 과연 나에게 남아있을까?

 

잘살아야 하는데 하는일도 점점 버거운 무게이다

 

깊은밤 달처럼 나도 닮은꼴 외로움!  외로움!! 외로움이여라

 

정말 이참에 갑돌이에게 시집이나 갈까 보다

 

참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