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은 어디서, 어떻게 술을 마실까.
스타 중에는 의외로 조촐한 포장마차를 좋아하는 ‘소주파’들이 많다. 하지만 사인을 받기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포장마차나 호프집에 가면 마음 편히 술 한잔 마시기 힘들다.
이 때문에 술값이 많이 들더라도 할 수 없이 가라오케나 룸살롱 등 방이 있는 은밀한(?) 장소를 찾을 수 밖에 없다.
잘 나가는 스타의 경우 술집에 가서도 아가씨들은 물론이고 웨이터, 주방 아줌마, 카운터 언니나 그들의 친척 아이들 것 까지 수십 장을 사인해 줘야 하지만, 그렇다고 술값을 깎아주는 법도 없다. 행사나 사인회에 가서 사인해주면 돈이라도 받지만 술집에서 자기 돈 내고 술 마시면서까지 사인을 해줘야 하니 스타도 참 피곤한 직업이다.
심지어 어떻게 해서든 스타의 단골 술집을 알아내 찾아오는 극성 팬도 있다. 최고 인기를 구가했던 가수 A군의 경우, 골수 여성 팬이 A군의 단골 술집에 찾아와 마담에게 그 가수가 있는 방에 넣어달라며 일일 ‘나가요’(유흥업 종사 여성의 속칭)’를 자청한 적도 있다.
스타들마다 술 마시는 스타일은 각양각색이다. 영화 배우 박중훈이나 가수 김건모는 ‘MC 형’. 술자리에서 늘 좌중을 웃기며 분위기를 리드해간다. 반면 장동건이나 한재석처럼 오로지 노래만 불러대는 ‘언더그라운드’(술집은 대부분 지하실이니까) 가수 스타일도 있다.
사람을 좋아하는 신현준, 정우성 등은 이 자리 저 자리를 분주히 옮겨다니며 술자리를 즐기는 동네 이장아저씨 스타일이고, 이정재, 배용준, 송승헌 등은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앉아 술을 마시는 ‘바둑기사’형이다.
능청맞은 농담으로 은근히 술자리에서 사람들을 웃기는 스타일은 영화 배우 정준호, 그저 술이 좋아 두주불사로 마시는 스타는 안재욱, 김민종이다.
윤다훈, 주영훈, 구본승 등은 각종 개인기와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다. 손지창, 류시원, 한석규 등은 술을 한 잔도 못 마시는 ‘콜라파’이고 터프가이 김보성은 술에 취하면 발차기 시범을 보여주는 무술감독 스타일이다.
영화배우 안성기는 집에 있는 아내에게 미안해서 술집을 아예 안 간다는 애처가다. 반면 술집에는 가지만 자세 한 번 흐트러지지 않고 아가씨들에게 깍듯하게 존대말을 쓰며 예의를 지키는 대표적인 신사는 차인표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술집에서 ‘뜨는’ 노래는 얼마 후에는 반드시 뜨고 술집 아가씨들이 요즘 배우 누가 괜찮더라, 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배우는 정말 스타가 된다. 심지어 음반 제작자 중에는 음반이 나오면 술집에 가서 아가씨들에게 모니터를 시키고 타이틀 곡을 정하는 사람도 있다.
몇달 전까지 술집에 가면 원빈하고 안 친하냐며 한 번 데리고 오라고 난리더니 요즘은 영화 <친구>가 터지자 장동건이나 유오성하고 같이 오라고 성화다.
다음 달이면 또 누구 이름을 외쳐댈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김 영 찬(시나리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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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의 그 짧고 꿈같은 세월을 지나온 사람이면 다 알지만...
대학을 들어가는 즉시...
하루 건너 한 번씩 술자리가 마련되며..
특별히 인간성이 좋거나.. 분위기를 왕 띄운다고 선배들에게 사사로이 정평이라도 나 버린다든지, 동아리나 학회를 과케 가입한 아이들은 매일같이 술에 쩔어 살게 되며.. 그도 모자라.. 낯술까지 한잔 걸치고 오후 수업을 들어오게 되는 불상사를 겪게 된다.
나 역시 그 세월을 겪었다.
하지만.. 나는
땡하고 종이 치면 얼른 가방을 챙겨 시내에 있는 모 영어회화학원으로 날라버린다든지..학원수업이 없는날은 조신히 집으로 귀가하여 부모님의 가사를 거들었던지라(뭐 이렇게 써놓고 보니.. 우리 부모님이 100년전통을 자랑하는 대단한 가내수공업에라도 종사하는 것 같지만.. 여기서 내가 말하는 가사일이라는 것이.. 뭐.. 베란다에 놓인 몇 개 안되는 화분에 물주기.. 엄마랑 티부이 같이 봐주기 등등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수업이 비는 시간들은 알차게 정리하여 도서관으로 직행, 수많은 값비싸고 희귀한 전공 서적들을 탐독하는 실로 밥맛없는 짓을 자행했던지라...
선배들은 나에게 섣불리
술자리에 끼끼를 강요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심지어 몇 몇 선배는 나를 대학원생으로 오인, 존댓말을 쓰는 과오까지 저질렀다.
일이 그렇게되고보니...
나는 남들이 일학년 때는, 자기집 안방보다 더 자주 드나든다는 일명 락까페나 카바레,호프집 같은 곳을 한번도 못 가보고 신입생 시절을 마감하고 말았다.
허나 미리 밝혀두지만...
내 비록 노래방에서는 남들이 서너곡씩 불러제끼는 동안 시종일관 침묵으로 일관한 채, 목차책을 끼고 구석에 앉아있어, 목차 책을 외우느냐는 말을 들을지언정, 술집에서는 술이라곤 입에도 못대는 콜라파가 절대 아니다...
여자도 맥주 한두잔은 가볍게 해서 분위기를 띄워야한다는 집안의 교육상, 밥마다 통닭 한마리에 맥주 한잔씩의 수업을 바지런히 받아온 터.. 맥주 한 두병, 막걸리 한 동이 정도는 가볍게 비워낼 수 있는 애주가로 손색없는 면모를 갖추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나의 이러한 실력은 세월의 흐름에 묻혀지고 말았으며...
나는 결혼을 하고 임신을 맞았다.
여자라는 존재는.. 남자처럼 어디에 가서 준다고 해서 맥주 한잔을 덥썩 받아넘겨서는 안되는 상황에 처할 때가 많은데.. 그것이 바로 결혼에 즈음하였을 때다. 결혼을 앞둔 신부가.. 또, 결혼을 막 한 새댁이 어른들이 주신다고 하여, 덥썩 잔을 비워내면 필시 구설에 오르고 마는 것이 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국 사회의 실정이다.
그래서..엄머머머머머, 저 술 못해요.. 하고 열두번은 더 빼다가 , 그럼.. 조금만.. 하고, 잔의 밑바닥을 겨우 덮을만한 양의 맥주를 양손으로 받아 아껴가며 마시고, 그나마도 약간은 남겨야 주위 어른들로부터 가정교육은 제대로 받았다는 칭송을 들을수 있었던 힘든 시간들이 있었다.
일이 이렇게 되고보니...남편조차.. 나의 마누라는 술도 못하는 천상 여자라는 생각을 지니고 흐뭇해하는 실정이 되었으며.. 내가 임신 기간내내 맛으로 보면 포도주스나 진배없는 포도주 한잔 못마시는 안타까운 상황에도 그는 눈도 한번 까딱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임신 기간내...
복중의 태아를 위해 음주는 절대 금물이라는 지침을 확실히 따르는동안 왜 그렇게 술이 마시고 싶었던지...(내가 맨날 술이나 마시는 사람이 아니라.. 하지 못하게 하면 그 더 하고 싶은 인간의 심리!)
아이가 태어나고...
한달간의 산후조리와 수유를 마치고...
내가 임신과 출산, 수유의 길고 긴.. 꼬부랑 길을 다 지나..
비로소 완전히 해방이 되었을 때, 나는 남편과 마주 앉아 맥주 한잔을 한 숨에 비워냈다...
남편은 이제 나의 실체를 파악하였다...
그리고 요즘...우리는 아이가 일찍 잠든 날, 유난히 밤이 길 것 같은 날이면 맥주 한 병을 앞에 두고 평생의 우정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