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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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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39

훈훈한 하루...............*^^*


BY 야다 2002-04-01

날씨가 몇일 따뜻합니다.
봄이 왔느가 싶더니만, 흐르러지게 핀어
만개하던 목련은 어느새 누런 떡잎이 되어
길거리에 나뒹굽니다.
.
.
또 몇일만에 전 아이둘을 이끌고 가까이
외출을 했어요.

늘 방안에서만 키우다보니 한번씩의 바깥세상은
제아이들에겐 신기의 대상인가 본니다.
엄마손을 하나씩 붙잡고는 종알종알 여전히
잘 알아듣지도 못하는 얘기들로 수다를 떱니다.
제겐 몇일만의 외출이래봐야 기껏 걸어
10분거리인 시장이나, 은행 그리고 상품점 
정도인데도 아이둘을 이끌고 이리저리
다녀올라치면 시간반은 걸립니다.

두 계집아이를 똑같이 앙징맞게 갈래머리로 묶고는
윗축이 닿아진 운동화를 한?레씩 신겼어요.
참 저도 무던합니다...^^
1年에 한번 옷이나 신발을 사줄까말까.....
그저 얻어 입히고 얻어 신키고....
전 그저 먹는거에만 영양학적으로 신경쓰고
마는 구닥다리 엄마인가 봅니다...
이번기회에 아이둘 신발이랑 옷하나씩
사입혀야겠어요....^^*
.
.
볼품없는 목련잎들을 뒤로 한채 고만고만 우리셋은
기업은행문을 밀고 들어섰어요.
아이들은 꽃이며 수족관구경에 여념이 없고,
저는 비록 통장엔 바닥이 휜히 비치지만
그래도 여유로운 마음으로 청구서에 적고있는데,
지팡이에 온몸을 의지한채 들어서는 할머니
한분이 제곁으로 다가스섰어요.
제가 먼저 물었죠. 
  "할머니 뭐 필요하신것 있으세요?"
할머닌 겨우 말씀하시더라구여.
  "온몸이 이지경이니 내돈좀 찾아주슈..."
전 제옆자리로 할머니를 앉히고는 기달렸어요.
곧 제아이들이 달려와 그 모르는 할머니께
"안녕하세요? 할머니. 식사하셨어요?"라고 말을 걸더라구요.
참고로 우리아이들은 무조건 아는사람 모르는사람
들에게 그렇게 묻습니다. 제가 전화할때 늘
그랬더니 아마두 따라 하나봐요....^^*
그 할머닌 지갑에서 1,000원짜리 지폐 한장을
꺼내셔서는 멋적은듯 이것밖에 없어서 하며
아이에게 주려하셨답니다.
전 극구 말렸어요. 모르는 사람이 주어서가 아니라,
그 할머니의 모습에서 '당신 뭐 음료수라도 사드시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모습이 누추해서가 아니라 그 꼬깃꼬깃 모았을
할머니의 용돈을 생각하니....^^

제차례가 되어서 그 할머니의 돈을 먼저 찾아드렸고
할머닌 별것도 아닌데 정말 고마와 하시더라구요.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일어서시는 할머니께 인사를
하고 저는 저대로 "할머니 돈조심하시고, 몸조심
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니 맘이 더할나위없이 흐믓...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일들이 사람살아가는 일에
활력소가 된다니 정말 저도 앞으로 살아있는
날까진 좋은일 많이 하고 가야겠어요.

아이들은 보는대로, 듣는대로, 행하는대로,
그대로 따라한다니 아마도 제자신 그아이들
앞에서 행동거지 올바르게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답니다.
.
.
예전에 저 학창시절때 "고미안"운동이란것이
있었어요.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안녕하세요.."
이세말로 한사람을 기쁘게할수 있다면....

말로써 천냥빚 갚는단 말이 있듯이,
좋은말, 상대방에게 상처주지 않는말,
그런말 많이하고 삽시다.
.
.
오늘도 그 할머니와 우리 두아이의 모습에서
정말 훈훈한 미소를 볼수 있었던 하루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