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정적이다
이향아
고백하자면
나는 감정적이다.
알레르기성 재체기와 가려움증과,
황사가루 날리는 거리에 서면
가을잎에 휩쓸려 떠나고 싶다.
내가 앓는 것은 신경성이다.
지나가는 계절의 안개 낀 문턱마다
울적한 감기는 솜처럼 젖어 들고,
피가 더워서 눈물이 흔할까
팔랑개비 열 두번씩 뒤집히는 속.
양철 냄비처럼 쉬 끓어서
원시의 바다 꿈을 적시러 가는 지금
이러다간 누구를 사랑하고야 말지.
어리석고 순진한 감정으로
이 은총과 슬픔으로.
학교에서는 가르친 적 없는
누구에게도 배운 적 없는
연습 없는 감정만 쑥밭처럼 무성하다.
부끄럽지만
나는 감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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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부끄럽지만 나도 감정적이다.
감수성이 예민하다...도 아니고 감정적이다...라는 것이다.
어제는 사실 유치원생마냥...집에 들어가기가 싫었다.
그런데 마땅히 갈 곳 도, 만나고 싶은 사람도 없더군...
아아...들어가기 싫어.....하면서...결국 집으로 향했다.
내가 얼릉 들어가지 않으면...아이들의 젖은 마음은 누가 따뜻하게
덮어주나? 하는 A,B,C,D같은 생각을 하면서....
그러다 생각이 하나 미쳤다.
아이들에겐...저 어린 아이들에겐...슬픔이 없을까?하는.
어린 시절 생각을 해 보았다.
특별히...슬펐던 기억?? 잘 모르겠다.
그저 잘못해서 엄마한테 혼나고 나면, 나는 주워왔나? 우리 친엄마 맞나?
하는 생각을 하던 철없는 기억 밖에...특별히...슬픔이라는 이름으로 기억
할만한 것이 없는 듯 하다.
저 하늘에도 슬픔이...라는 영화를 보고 엉엉엉 울던 기억?
(얼마 전에 이 책을 오랜만에 봤지.)
도대체 초등학교 정도 혹은 그 미만의 시절에 나도 슬픔이란 것...
가슴을 저미는 슬픔이란 것의 존재를 알기나 알았던 것일까??
하지만...6 살배기 큰 아이를 보면 말이다...
그리움이나...슬픔이란 것을 아는 듯 하더란 말이다.
저 작은 가슴에도 슬픔이 있구나....
저 작은 가슴에도 그리움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할 때 마다 내 가슴이 덜컹 내려 앉곤 한다.
결국
아이들의 따뜻한 이불이 되어주기 위해..........
내 마음은 한 구석에 꾸겨 넣으며...귀가를 서둘렀다
감정적인 여자 노피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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