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아주아주 못말리는 친구가 있다.
별로 크지도 않은 키에 썩 눈에 띄지 않는 외모, 게다가 주위 사람들을 피곤하게 하는
성격등등...
우리 친구들 모이면 주위 사람들은 다들 의야해 한다
만났다 하면 싸우면서 왜 모이느냐고 하지만 어쩌랴 우린 고등하교 동기에 안보고
살기엔 너무 공유하는 추억이 많은 것을..
내가 지방에서 직장생활 하던 어느날 밤 11시
난데없이 그친구가 울면서 전화를 했다
"나 내일 수술 들어가 무서워 죽겠어,잘못되면 어떡하지 흑흑...
아무리 얄미운짓을 많이 하는 편이었지만 걱정이 앞섰다
"집에서 누가 보호자로 오기로 했니?"
"걱정 하실까봐 말도 못했어. 니가 와줄꺼지?"
친구는 눈물만 울먹임반으로 제대로 말도 못했다
"수술하고 얼마나 병원에 있어야 하는데?
한 보름은 간호하는 사람이 있어야 될것 같아"
친구의 건강이 걱정되면서도 간호하려면 난 잠시 직장을 쉬어야 하는데...
그것도 당장 내일이라니...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난 그때 까지도 우정이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믿고 있었으니까 적어도 친구에게 가기 까지는
난 다음날 새벽부터 서둘러 친구가 수술한다는 병원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나 말고도 친구가 두명이나 와 있었다 게다가 친구 애인 까지...
다른 친구는 달려온 내모습에 어이없어 하며
"너 한테 까지 오라하디? 여하튼 못말린다니까 맹장 수술한번 요란하게 하는구나
친구 직장까지 관두게하고..바보야 ! 우리 한테 연락하지 저 기집애 엄살을 믿어?
너무 기가막혀 말이 안나왔다
하지만 친구의 황당함은 여기가 끝이 아니였다
병실를 독실로 잡아서 자기집에 있는 TV를 가져오란다 자그마치 30인치자리를
병원밥 못먹겠으니 끼니때마다 나가서 먹든지 사다 달란다
일주일 이면 퇴원 가능하다는데도 아프다고 보름 채우고 간단다
우리 친구들은 다 나으면 보자하고 일단은 해달라는대로 다해주었다
아픈 친구는 긴 생머리다
창가에 앉아 머리빗으며 노래 부르길 좋아 한다
"나 인어공주 같이 않니? 미모에 노래 실력까지"
난 친구의 말에서 모든걸 한순간에 깨달았다
그래 넌 완전히 구제불능이야
우린 지금도 그친구를 인어공주라불러준다
"정신나간 인어공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