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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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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BY 큰새 2003-07-21

6년만에 첫휴가.

어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다.

 

애들과 신랑을 아침부터 졸라서 내보내고,

늦게 돌아오리라는 마음으로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청소하고, 샤워하고, 옷입고  오후 한시가 되어서야 나갈수 있었지만...

 

어디를 가야 할것인가.

누구 말데로 시간을 주니 그동안 혼자이질 못했던 경험으로 난감하다.

 

북적거리고 싶지 않았다.

시간에 총총거리고 싶지 않았다.

 

영화관에 가서, 한시간 뒤의 영화표를 끊어놓고,

점심을 먹고,

와우~~~~~~~~~ 웬 사람들이 그리 많은지...

 

얼마만에 이런 곳에서 느긋하게 식사를 하는건지....

누구를 챙겨주지 않아도 되고,

총총거리며 먹지 않아도 되고,

 

맘 맞는 친구 한명 나오라 하여, 오래간만에 느긋하게 즐겨본다.

 

영화를 보고,

무엇을 할까,

음.......................................................................

신당동 떡볶이를 먹어볼까 하다가,

오래간만에 연극이 생각나 무작정 대학로에 갔다.

 

와우~~~~~~~~~~~~~~~~~~~~

 

내가 없어도 이 세상은 잘도 돌아가는군.....

 

촌스럽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이런 생활을 접하지 못한것을 티내고 싶지 않았다.

 

거들먹 거리고, 친구의 연극하는 선배와 통화하여 연극표 두장을....

 

조금 안다 싶은 사람의 연극이여서 그런지, 사람이 많다.

 

연극을 보고, 선배와 맥주한잔 하고,

지하철 시간을 따져가며, 그자리를 뜨고,

 

지하철에서  집과의 거리는 멀다.

걸었다.

이 늦은 시간까지 혼자이고 싶었다. 끝까지.....

 

끝까지 내시간만, 나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고 싶었다.

무더운 계절.

온몸을 덮는 개운치 못한 습하기만한 땀들.

 

한시간전에 신랑에게 전화를 했다.

목욕후에 욕조에 물을 받아 달라고.....

휴가를 만끽한 마누라의 목소리를 들어서 기분이 좋은지...

흔쾌히 오케이를 한다.

 

 

자정이 다가오는 시간

다시 생활로 돌아가야만 하는 신데렐라가 된 기분으로...

들뜬 내시간을 뒤로 하고  현관문을 여는 순간.

 

이시간을 만끽하고 온 이사람을 반기는것은,

 

욕실에서 들려오는 신랑의 목욕소리

 

내시간은 깨졌다.

다시 재투성이의 신데렐라처럼 하지만,

신데렐라는 멋있는 왕자님이 기다리고 있지만,

 

여전히 자기를 챙기기 좋아하는

우리 신랑

우리 아이들

 

어?

그럼 내가 타고 온 지하철은   마술이 힘으로 변한 호박이고?

내가 같이 즐겼던, 친구는 ?

 

 

아~~~~~~~~~~~~~~~~~~~~~~~~~~~~

어찌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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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을 닦고 있는

현실로 돌아온...............................................

 

12시간의 신데렐라는 이렇게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