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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287

처음으로 남편에게 용돈을 주었읍니다.


BY cosmos03 2001-10-11

결혼해 처음으로 남편에게 용돈을 주었읍니다.
받지 않으려 하는 남편에게...
" 그냥, 받아줘~ 나아~ 예쁘게 벌은 돈이잔아~ "
하얀 봉투에 예쁘게 담아 두손으로 남편에게 건네 주었읍니다.

주부천하백일장에, 1 등상을 타고...
상품으로 김치 냉장고를 탓읍니다.
작년에 10 대 한정 세일때 장만을 하였기에 상으로 받은것을
팔자고 하니 남편은
" 이 사람아~ 가문의 영광인데 무슨소리~ "
하며, 팔려거든 원래쓰던것을 팔으라 합니다.

형제간에 나누어써도 되련만...
우리 시댁은 9 남매 입니다.
유일하게 우리집만 김치냉장고가 있는데...누굴 줘야합니까?
큰댁을 드리자니 세째가 걸리고...세째네를 주자니 네째가걸리고...
그래, 그냥 큰댁에 팔기로 하고.
어차피 돈 받고 팔았다소리 듣는것은 매 한가지인데...
제값을 받고 팔고 싶었읍니다.

" 70만원주고 1년쓴것이니 40만원 받아와~"
" 야~아 많다 깎아주라...20만원에..."
" 안돼! 40만원 "
" 20만원 "
남편과 난... 흥정을 하였읍니다.
제 피붙이인데...왜 그냥 주고 싶은 마음이 없겟읍니까?
그맘...압니다.
그러나 섣불리 누군 주고...안주고...
나중에라도 원망을 살것같아 돈을 받고 팔기로 한것입니다.

밀고...땡기고...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고..
옆에서 듣고있던 딸아이가 명쾌한 답을 줍니다.
" 20만원과 40만원의 중간... 30만원으로 하면 되겟네요~ "
그래서 30만원에 김치 냉장고를 팔았읍니다.
빳빳한 배추잎...
30장을 내 손에 세어보곤 그대로 봉투에 담았읍니다.

우린, 서로 필요한데 쓰라고 밀고 밀치고...
한사코 받지 않으려는 남편손에 어거지로 놓아놓으니...
남편
" 이돈...통장에 넣어 놓을께. 돈 필요하면 언제던지 얘기해~ "
( 바~아보! 아무소리 말고 그냥 쓰지...)

내 남편은 이렇습니다.
자신을 위해선 한푼의 돈도 쓰지 않는 바보 입니다.
단돈 만원을 써도 꼭 아내인 제게 보고를 합니다.
술도...담배도 하지 않으니 돈 쓸대가 없다고 합니다.
" 양복이라도 한벌 해 입어~ "
" 내가 양복 입을 일이 뭐있냐? "

하긴... 옷도 싫다고 합니다.
개인택시운전기사.
유니폼 있읍니다.
고지식해서 꼭 지정된 옷만 입습니다.
" 그럼....보약이라도 해 먹어 "
" 밥이 보약이잔아..밥 잘 먹는데 뭘..."

그래요. 항상 이런 사람입니다.
자기것은 무조건 사지못하게 합니다.
보약도 영양제도...우리만 먹으라 합니다.
" 두딸들 입에 들어가는것만봐도 난 배불러 "
( 에구~ 바~아보...)
난 또 속으로 말합니다.

싫다는 남편에게 거금일수 있는 30만원...
결혼해 처음으로 준 용돈에 남편은 매우 흐믓해 하는거 같습니다.
입으론 싫다고 하면서도요.
마누라가 예쁘다고도 하고... 신통도 하답니다.
하지만 난 압니다.
언젠간 그돈이 다시 우리 딸과 제게 돌아오리라는걸...
어떻게 어떤식으로던...

그래도 제 마음은 기쁩니다.
처음 남편에게 용돈을 주었다는 사실에요.
우린...서로를 다독이며 이렇게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