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아...
그래 네가 글을 얼마나 맛나게ㅡ썼는지 나두 입맛을 다시며
네 글을 맛보았다...
그래 우리 신랑도 일찍 어머님 돌아가시구
단한분 계신 형님댁에 가서 차례올리고 오니 썰렁한 건 너와 한가지
그래두 부지런한 너는 이것 저것 맛난 음식을 차려내구
지지구 볶구 하였구나 ..에구 기특 한 바늘 ...
하루 온 종일 걸려 별로 해놓은 것두 없이
생색내기에 바쁜 나의 모습이 날 엄청 부끄럽게 만드는구나
친정은 항상 지치도록 사람이 모이구 시끌 벅적해서
나는 언제나 (?) 명절이나 제사땐 슬그머니 자릴 피하구 친구와
땡땡이를 치던 그 시절이 그리웁기 까지 하구나
9남매 중의 막내이니 우리집엔 언제나 5명의 올케와 언니들
글구 20명이 넘는 조카들루 내방이 아니 집전체가 엉망 진창이
되기 일쑤 였거든 ..
에구 장농에 이불을 몽땅 꺼내놓구
조카들이 그 속에서 타잔놀이에
내 서랍속 보물 들을 모두 꺼내서 소꿉놀이 인형놀이에 정신이 없구
단 4살 밖에 차이 나지 않는 장조카 앞에서 뭔지 모르게 으쓱대며
고모 노릇 을 해야 했던 어린 시절 ....
그 정답구 시끌 벅적 했던 밥상을 잃어버린지 오래구나 ..
이제 만나두 서로 늙어 가는 처지이니 .._ㅎㅎㅎ
식구 들이 하도 많으니 ..
장조카와 나는 때로 다락방에서 --일본식 다락인데 이층으로 나누어져 있는 일종의 창고 이면서 다락 ..-
둘이 종알 종알 얘기를 하다가 잠이 들구
마치 그곳은 성역이라 아무도 드나 들수 없도록
우리만 그 자리를 차지 한다는 대단한 엄포를 놓던 ...
별두 안보이구 등도 없던 조그만 이층 다락방을 ...지금
그리워 하구 있다 ..
그리구 교육상 할아버지 댁에 와 있던 장조카는 엄마가 보고 싶으면 배가 아프다구 꾀병을 앓으며 울어 대던 일 ..남산으로 소풍을 가서두 구두쇠 울 아버지는 아이스 크림을 안 사주시구 ..우리는 그 안주머니 속을 들여다 보며 하드를 사달라구 조르구 ..
울 친정 엄마가 저녁찬에 무얼 내놓으면 울 오빠들은 웃으면서 ..
"아하 ..~~ 오늘 충신동 시장에서 제일 싼 게 바로 꽁치 였구나 "
하고 외쳐대던 그 둥그런 밥상이 너무도 그리웁구나 ...
별로 대단치두 않은 음식을 빼앗아 먹으려는 막내 오빠의 심술에
번번히 속으면서두
"어머 저것좀 봐" 하구 창을 가르키면 여지없이 그쪽으로 눈을 돌리다가 빼앗기구는 울음을 터뜨리던 ...
아 바늘이 땜시
그리운 옛시절루 잠시 머리를 식혀 보았구나 ..
바늘아 너의 맛 난 반찬 좀 먹어 봐야 겠다
아직도 모든 게 서툴구 희미한 내가 얼마나 기 죽을 까 ...!!!!!!!
그래 내어머니두 내가 조그만 싫어두 고개를 내저으며 나 밥 안 먹어 하면 ..무지 애 타하시면서
조금 후에 조그만 쟁반에 이것 저것 주섬 주섬 담아서 슬그머니
내방을 노크 하셨는데
결혼에 시댁에 가서 큰 아즈버님 생신을 하는데 자꾸 자꾸 오는 손님 상을 차려내는데 아무도 내가 밥두 못먹었는 지 묻지두 알려구두 하지 않는데 얼마나 속으로 서러웠던지 철딱서니 없이 자란 내 모습이 여지 없이 뒷 통수를 맞군 했지 뭐 ...
바늘아 ..~~~~` 네 글 잘 읽었어
지금 차라두 마시면서 그 얘기 마저 하구 싶단다 ..
그럼 또 ~~~
참고루 울 신랑 나 친정에두 안 데리구 가구
혼자서 인천 시누이 집에 다녀오구 친구들 만나서 온종일 술만 퍼 마셨단다 에구 미워 ~~~~
그러더니 오늘 또 ...(술 독에 빠지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