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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의 초대 (4)....청명한 가을에 머리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날....


BY twinmom68 2001-09-26

어젠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차오른날이다.....
쌍둥이가 일을 저지른것이다....<일곱살 딸 둘>
전화세가 무려 십만원을 후딱 넘어 용지를 들고 있던 내손이 달달달 떨리며....
수화기는 어느새 전화국으로...
"정보이용료" 라는 말에 (도대체 누가 우리 전화 도용을....?)
부랴부랴 전화국을 갔다.
회사에 목숨 건 신랑 출근을 두어시간 늦게 하라하고..<전화가 신랑이름으로 되었으니..>
씩씩거리며 전화국엘 갔고 내역서를 떼어 본 결과 온통 케이블 티브이에서 광고 팡팡 해대는 "퀴즈"푸는 700서비스다....
아이들의 프로들만 종일 하는 몇개의 체널에서 우리 딸들이 일을 저지른 것이다...

전화세 아까워 친정에도 별로 전화 안 해 맨날 짠순이 깍쟁이 라는 소리
들으며 오는 전화만 잘 받는 내게......
요놈의 딸들이 두어달 동안 집산다고 뜨거운 뙤약볕에 부동산 헤집으며
다리 품팔고 다니는 사이 그렇게 사고를 치고 있었던게다...

전번달에 약간의 정보이용료가 나와서 아이들을 무지 많이 혼쭐을 내 줬는데
이번에는 정말 많이 나온것이다...

전번달에 그렇게 화를 내고 매 타작을 하고 벌을 세우고..
고로 지난달의 벌어진일이 이렇게 나와서 더 이상 아이들에게
또 다시 꾸중을 하고 잔소리를 한다는건 좀 허탈하고 그래서....

아이들을 조용히 불러서는 내역서를 보여주면서 "이게 다 뭐야?"
물었더니 그 많은 여러가지 700서비스 전화를 보면서 아이들은 정확하게 그곳의 이름을 쫑알 쫑알.....
다시 긴 호흡을 하고서는 "엄마가 전에 정보이용료가 많이 나와서 너희 혼낸날 기억하니?" "네"
"그럼, 그 후로 또 전화 한적은...?"
"없어요"
긴장된 표정으로 아이들은 없다고 했다.
"너희가 전에 썼던 정보이용료가 이렇게 많이 나왔어"
"다음달에도 이렇게 나오면 너희들 정말 혼날꺼야."
"안썼어요. 엄마"

기가막힌다. 쪼그만 저 녀석들...
세살적에 전화거는걸 괜히 가르쳐 줬다.
세살에 119전화 가르쳐 놨을 때는 진짜 119에 전화를 몇번해서
그곳에서 전화가 왔다.
아이들이 장난 전화를 한다고...
그때 난 적반하장으로 소방서 아저씨에게 화를 냈다.
우리 아이들은 세살인데 무슨소리냐고....
나중에 알았는데 정말 아이들이 장난전화 한것이다.
나의 가르침을 실행해 옮겨 보았던가 보다.
그땐 어이없고 웃기고 기특도 하고 했는데...
요번에는 나를 이렇게 뒤통수 팍 때리다니...크악...

그놈의 700서비스업의 아이들을 현혹하고 유혹하는 퀴즈회사도 넘 밉다.
순엉터리같은 만화영화 문제들을 퀴즈로 내서는 당첨되면 선물을 준다며 지금당장 전화해보라고 아이들을 유혹한다.
전화세는 또 얼마나 비싼가. 신호만 가도 요금이 부과 되는지
세상에나 일분 이분 몇분씩의 전화가 그렇게 많은 요금으로 둔갑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물론 내 아이들의 잘못이다.
거기에 속아 넘어가 전화번호를 꾹꾹 눌러 퀴즈푼다고 수화기들고 번호맞추고.....
철없는 내 아이들의 잘못이지만 그래도 영 내 맘 한구석은 과한광고회사와 그런 요상스런 상술로 아이들을 유혹하는 어른들의 그릇된 욕심도 잘못이라 생각한다.

세상이 순진한 아이들을 물들이고 있지만 부모의 손이 닿지 않은 곳에서는 방치 될수 밖에 없는 이런 현실에 난 가슴 아프다...

전화를 정지 시켰고 받기만 하기로 했다.

아이들에겐 "너희가 700을 넘 많이 써서 전화비가 무지 많이 나와
엄마랑 아빠가 전화비를 못내서 끊어져 버렸어..."
라고 했다.
아이들은 풀죽은 목소리로 "엄마 죄송해요"

아이구 저놈의 애물단지들...

다음달에 전화세가 얼마나 나오는가에 따라 저놈의 애물단지들의
인생행로가 달렸다<??>ㅋㅋㅋ

우리집은 이렇게 산답니다.
에구 전 올 여름 정말 손해 막심합니다.
집사려다 계약금날리고 애들만 남겨두고 집보러 다녔더니 이렇게 일저질러 놓고....
그 뙤약볕에 다리품만 팔고 신경쓰다 마음에 상처만 남고.....

에고......사는게 뭔지요....
정말 더운여름을 보내고 이 가을에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게 생겼습니다.ㅋㅋㅋ

그럼 좋은하루 즐거운하루 행복한하루 보내세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