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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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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자전거


BY 김보용 2003-07-03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내린다

많이 오는것도 아니구 그렇다고 우산 안 쓰고 다닐만큼 적게 오는것도 아니다

아침에 출근을 하면서 문득 자전거를 타고 가시는 할아버지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우산을 안쓰면 다 젖을 정도의 비가 오는데도 그 할아버진 자전거에 몸을 맞기신채 묵묵히 패달만 밟고 계시는 모습이 예전의 내 아버지의 모습 그대로 였다

 

내 아버지는 내 또래 아빠들 보다 훨 나이가 많으셨다

아버지 나이 거의 50에 나를 낳으셨으니깐 말이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내 아빠가 아니라 내 할아버지로 보였을 것이다

나두 어릴땐 그게 너무 싫었다

 

내가 초등학교때(다들 아시겠지만 그당시에는 국민학교라 했다)가정조사 하는 날이면 난 무척이나 가슴 졸였다. 넉넉한 형편이 못된것도 그렇지만 그것보다 더 괴로운건 엄마 아빠 나이를 말해야 하는 그부분이 난 너무 싫었다

다른 친구들 엄마 아빠에 비해 내 엄마 아빠는 너무 나이가 많아서 할머니 할아버지소릴 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하면 어쩌구니 없는 일이지만 그땐 어린맘에 그런 생각을 했었었다

 

지금 내 아버지는 아마두 저 먼 하늘나라에서 평온한 생활을 하고 계실것이다

너무도 과묵하셨던 내 아버지

그러나 나에대한 사랑은 남달랐던 내 아버지

 

믿었던 사람들한테 한번도 아닌 세번씩이나 배신을 당하시곤 평생을 힘들게 그렇게 살다가 가셨다..친한 친구분 보증을 쓰셨다가 배신을 당한 것이다..

그러시고도 그 친구분을 한번도 원망하시지 않으셨다고 한다

 

정확히 난 내가 태어나기전 아버지가 뭘 하셨던 분인지 모른다

내가 막내라서 그런 얘길 안했는지도 모르지만 ..   내가 너무 무심한 막내딸이었던거 같다

다만 내가 알고 있는건 내 아버지가 전기기술 분야에서 어떤 사업을 하신걸로 알고 있다

그것도 잘못 쓴 보증때문에 다 날라가버리고 어느 시골구석에 자리잡고 거기서 힘겹게 하루하루를 사신것이다

 

새벽마다 아버진 자건거를타고 출근을 하셨다

우리집에서 버스타는 곳까지 걸어서 갈려면 40분을 족히 걸어야 했다

그래서 학교 갈때나 회사 갈때 늘 아버지 자전거를 타고 가곤 했다

자전거를 타면 15분 정도 걸린다

15분이라면 많은 얘기를 주고 받을수 있는 시간이지만 아버지와난 한마디도 하지 않고 가는날이 더 많았다 ,, 그만큼 아버지는 말이 없으셨다

그래도 막내딸에 대한 사랑은 지극하셨던거 같다

어느날 아버진 내게 아무말도 하지 않으시면서 손을 내게 내미시는것이다

난 얼떨결에 내 손을 내밀었다 ..  내 손위엔 오백원짜리 동전이 두개 올라와 있는것이다

새벽밥이 안 넘어가 밥도 제대로 못 먹고 가는 나에게 빵이라도 사먹어라고 주신것이다

난 가슴이 너무 아팠다

눈에는 눈물이 고였지만 아버지 앞에서 눈물을 흘릴수가 없었다

너무너무 고맙고 아버지한테 미안하단 생각이 들었다

내 아버진 그렇게 그런식으로 사랑을 표현하시는 분이셨다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이 다 그렇듯이

내 아버지도 어느날 부턴가 정신을 놓으시는것이다

그렇게 힘겹게 사셨는데 마지막 가시는 길까지 힘겹게 그렇게 가시는것이다

 

지금도 꿈에서 아버지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그럴때마다 늘 자전거가 옆에 있는것이다

평생을 자전거를 벗삼아 그렇게 먼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셨던 것같다

 

이글을 적으면서 아버지 생각에 또 눈물이 흐른다

퇴근하고 나서 집에 가면 제일먼저 아버지 사진을 봐야 겠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오늘밤 꿈속에서 아버지를 만날수 있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