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아침 그는 내게 말했다.
"사는 것이 아무 재미가 없어"
허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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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사는게 재미가 없는데
나도 정말 재미 없는것 같은데.
나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날것만 같았다.
그들은 힘들면 힘들다고 얘기 한다.
집에오면 식구들의 모든 경제를 책임진다는 이유로 왕처럼 대접받는다.
학교 다니느라 힘들겠다고 그들의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모두 듣고 답한다.
그러나 내가 그들을 그렇게 대접하는 이유는 그에게 속된말로 꼼짝못해서는 아니다.
다만 내일 또 일하러 갈사람 그야말로 식구들을 위해서 하루도 쉬지 않는 그 성실함이 고마워서
비가 와도 가야하는 학교 기운내라고 그렇게 대접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나는 맨날 재미 있어서 웃는것은 아니다.
애써 큰소리를 내서 웃는건 내 기분이 모든 가족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나의 컨디션에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나는 다른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같이 고민하고 해결하는데
그런데,
정작 나는 누구에게도 나의 이야기를 할수가 없다는 것이 그렇게 나를 기운빠지게 할수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내면 깊숙히 있는 내 소리를 알아듣는 사람이 없다.
익숙치가 않은 것일까?
난 그에게 말했다.
"부부는 참 좋은 관계야.
내 치부도 모두 알고 있으니 서로 공감대만 형성된다면 얼마나 이상 적인 대화를 할수 있을까?"
"어떤 부부가 그러고 산데?"
"아니 다른 부부말고 우리 이야기 하는거야.
정성들여 내 사랑하는 배우자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면 .
그다지 어렵지도 않을것 같은데"
"여자들 처럼 수다를 떨수도 없는건데?"
"아니 수다를 떨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배려만 있다면 짧은 대답이라도
성의 있게 할수 있을거니까"
마지못해 그는 알았다고 대답했다.
정말 내 마음을 이해하고 답한걸까?
돈드는 일도 아닌데 남자들은 참 인내력이 없다.
결혼생활이 오래되고 보니 흔히 하는 아줌마들의 일상적인 이야기 말고는 몽상가 적인(?)
이야기를 할수가 없다.
가끔 생활밖의 ''꿈''에 대해, 기대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데 금방 비현실적이라고 꿈꾸지말고
빨리 깨어나라고 질타한다.
하기야 현실은 다른거니까.
그래 꿈꾸지 말고 청소나 해야 겠다.
그것이 "아줌마가 마음 편하게 사는 방법"이라는 것을 나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