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비만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39

이혼 이야기


BY 노피솔 2001-09-21

3년여만에 근무지를 옮겼다.
새로운 환경...새로운 사람들......
그러나 언젠가 근무를 했던 곳이라 낯설지 않다.

사람들...........
편안하게 여러 가지를 묻는다....
남편은 뭐하세요..등등등.....

근데......말이다.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가족관계에 대해 묻는 이들에게.......
이혼을 했습니다...........하고 말하기가 어렵다.

내 스스로 이혼에 대하여 부끄럽게 생각한다던가
잘못한 결정이였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우리 사회에 만연한 편견과 무시라는 걸.......
그 동안의 별거 기간을 통해 충분히 연습한 탓이다.

하지만.....어찌됐건
법률적 정리를 통해 오히려 내 마음은 자유로워졌다.

그리고 그 사람과는 애들 아빠와 엄마의 관계로써 더욱 편안한
친구로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실제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만3년만에 어느날 갑자기 미국에서 귀국해
햇살 따사로운 일요일 아침...현관문에 서있던 그사람으로 인해..
한동안 복잡한 마음들을 가누기 어려웠기도 하다,.

머리로 계획하고 생각하던 이혼문제와..
상대가 눈앞에 나타나서 부딪치는 현실과는
커다란 갭도 있었던 탓이다.

올 해...........내 계획가운데 가장 큰 비중이였던 법률적 이혼....
그 종이 한 장의 정리가........
이렇게 내 정신영역을 분명하게 구획지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으며
어둡고 불분명하던 것들이 맑고 선명하게 일상 속에 자리를 잡아가게
한다.

음.......비교적 잘한 결정이였다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비록 이제 두어달 정도 밖에 안된 일 가지고 잘했다..
못했다...하기에는 경솔하겠지만서도...

지난 3년의 공백 기간이 있어서인지......
내 마음은 지극히 평화로움을 누리고 있으니
일단은 긍정적인 쪽에 점수를 준다.

혹시나 이 글을 일고 노피솔이는 참 불쌍하구나?하고 생각하실
필요는 없다. 난 그 어느때보다 자유롭고 평안한 나날을
누리고 있으니까.

그리고 그 누구보다도 휼륭한 엄마노릇(^^)을 해내고 있고
당당하고 힘있게 살고 있으니까 말이다.

올해 새로 시작한 공부, 내 일, 아이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침마다 새로운 힘을 낼 줄 아는
지혜와 용기가 내게 있으니 난 행복한 사람이다.


http://cafe.daum.net/nopisolland/ 노피솔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