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과 법조인을 남편으로 둔 탤런트, 아나운서 산모 3명이 같은 날 득남해 화제다.
김한길 전 문화관광부 장관의 부인인 탤런트 최명길씨(39), 부산지검 최윤수 검사의 부인인 KBS 아나운서 황수경씨(30), 서울지법 서부지원 이성호 판사의 부인인 탤런트 윤유선씨(32)가 그 주인공들. 이 중 가장 먼저 황씨가 18일 오후 1시40분경 서울 삼성제일병원에서 4.28㎏의 우량아를 순산했고, 이어 윤씨가 오후 2시40분 경 같은 병원에서 3.33㎏의 사내아이를 낳았다. 최씨는 오후 4시경 서울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2.8㎏의 사내아이를 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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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내아이들이 무더기로 태어나는 9월 18일...
지금으로부터 딱 27년전... 눈이 땡그랗고... 노랑머리가 위로 폴폴 날리는 게다가 유난히 머리가 커서 주위의 걱정을 한 몸에 샀던 한 계집아이가 태어났다...
그렇다...
18일은 나의 만 27세 되는 날이며...
결혼후 세번째 맞는 생일이었다..
나는... 만 25세 되던 나의 생일날.. 병규와 결혼하여..
그는 내 철천지 원수가 되었다...
(그래서.. 분명.. 25세 생일날을 첨 맞을때, 아침에는 나는 엄연히 처녀의 신분이었으나.. 그날 오후 나는 아줌마로 전락했다.. 그래서.. 세번이라고 말하기는 애매모호한 점이 있지만...)
거두절미하고 그 날은.. 그러니까...
우리 두 부부의 결혼기념일이면서..
나의 생일이기도하며...
나는 천주교 신자인데.. 이 날은 아주 공교롭게도(?!)나의 본명 축일이기도 하다...
내가.. 세례를 받던 당시..
나는.. 소피아 라는 본명을 고르면서...
에잇... 9월 18일 생일날과 같은날로 하지뭐...
하고 무의식중에 정해버렸고...
결혼도..
외우기 쉽게 생일날로 하지뭐...
하고 또 별 계산없이 정해버렸다..
내 인생은.. 항상.. 이렇게.. 뭔가 손해가 보도록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
일년 중에서 유일하게 축하받을수 있는 날 세가지 모두가 겹친...
중요한 날에..
우리집 옥상에는 태극기라도 펄럭여야 직성이 풀릴텐데..
나는.. 그날 아침 일어나서..
생일축하 전화 몇 통을 받고...
오전 내내 청소를 하고..빨래를 했으며...
휴가를 낸 병규의 강압에 못이겨 안동으로 끌려갔으며..
거기서 병규의 야구공을 샀으며...
병규가 먹고 싶어하는 헛제사밥과 팥빙수를 배가 터지도록 먹었으며..
병규가 가고싶어하는 왕건 촬영장에 가서 더위와 맞서 싸웠다...
병규와 달이 두 최씨 인간들의 파워는 엄청나다...
그 두 인간(병규와 달이)들은... 긴소매 옷을 입고 땀을 비오듯이 흘리면서도 불굴의 의지로 왕건 드라마 촬영장과.. 해상 촬영장 두 곳을 지치지도 않고 돌아다녔다..
난.. 오자마자..
돌려논 빨래를 옥상에 널고..
오는 길에.. 사온 삼겹살로 저녁만찬을 준비해야했다..
병규와 달이는 오자마자 곯아 떨어져 세상모르고 잤다...
참고로...병규는... 내 생일날 블루마블 게임을 사주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병규가..자신의 생일날 고가의 시디 플레이어를 사받았다가 한달만에 사무실에 도둑이 들었다며 분실하고 다시 사받아낸것 하며... 내년 생일로 확정되어있던 고가의 휴대폰도 휴대폰이 윙윙거린다며 졸라서 벌써 수개월전 교체한 것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원수를 갚아야하는데...
어떻게 갚아야할지.. 마음이 비단결같이 곱고 여린 나로서는 도무지 알수가 없다...
내 생일은 이렇게 저물어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