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는 가끔 가출을 꿈꾼다 ◇ 보글 보글 끓어 넘치는 된장찌개 냄새 사이로 콩나물 비린내나는 김치 찌개 구수한 냄새를 뒤로한채 소중한 가족과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뒤로 한채 가끔은 나는 가출을 꿈꾸어 본다. 날마다 가게일 때문에 얽매어 살아서 인지 모르지만 일끝나기도 전에 아이들과의 공부니 식사 목욕시는 일 남편의 꼬랑내 나는 양말 빨기를 거부하고 가끔은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속에서 내 자신을 편안하게 쉬게 해주고 싶어서 그 행복을 뒤로한채 난 마음속으로 가출을 꿈꾸어 본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는것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일까? 막상 혼자서 무엇인가 해보려고 하면 두려움까지도 다가 오지만 혼자만의 시간으로 부터의 유혹을 뿌리치질 못하고 빠져 본다. 나혼자만이 주어진 시간이 있다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할까? 누구나 말하듯이 나도 여행을 하고프다. 구두 두짝 벗어들고 가을 바람 파도바람을 두볼에 입맞춤해주고 싶고 머리카락 휘날리면서 맨발로 모래위를 걷고 싶다. 두번째는 이가을에 어울리는 영화 한편 골라 무드잡고 영화 한편속에 여주인공이 되어 푹 짜져도 보고싶다. 세번째는 분위기 있는 찻집에 바바리 코트깃 세우고 차한잔 마시며 영화속의 주인공 모셔다가 분위기 있게 차한잔 마셔야지..... 추억속에 있는 그누구도 초대도 해보고..... 네번째는 날 아주 멋스럽게 치장도 해주고 싶다. 백화점에 가서 경제적 여유 생각하지 않고 날위해 쇼핑을 해서 가을여자로 변신도 해줄수 있는 여유도 있으면 더욱 더 좋겠지... 다섯번째는 스포츠센타에 가서 스트라이크 볼링핀 터지는 경쾌한 소리에 맞추어 땀한방울 쏟아도 보고싶고 프로농구 경기장에 가서 목터져라 내가 좋아하는 팀 응원도 해보고 고함도 질러보고 싶고. 오랫동안 만나보지 못한 친구들 이름부르면 수다떨면서 돼지고기 삼겹살 고소하게 구어서 맥주한잔에 목도 한번 축여도 보고 싶고... 돌아오는 길목에서 내가 좋아하는 시집한권 서점에 들어 마지막을 장식하면서 돌아오는 여행.. 아............ 이런날이 과연 내게 돌아올까! 모든 일상 생활에서 가끔 날 가출을 해서 날 자유로움을 만끽하게 싶은 하루다. 비록 상상만으로의 여행이지만 언젠가 시간적인 여유로움이 내게 다가온다면 가방하나 질끈 메고 나만의 여행을 떠나보리라. 한가정의 주부로 두아이의 엄마로 살면서 날위해 여행을 해본게 거의 없다. 그래서 가끔 이렇게 상상속에서의 가출을 꿈꾸는가 보다. 막상 혼자서 여행한다면 외로울까? 그럼 같이 갈 동반자 한사람 데려가야겠지... 지금 내곁에 코를 드르릉 드르릉 골면서 세상 나몰라라 하고 잠들어 있는 저 영감님이 그래도 제일 좋은 친구가 되겠지.. 둘이 서로 엉키어서 한발이 형아 배위에 올라온줄도 모르고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예쁜 두마리의 아들녀석들이 내발목을 꼭 부여 잡고 있기에 오늘도 가출을 꿈꾸고 있는 나의 가방을 풀게 한다. 세사람의 미소속에서 가출 가방을 내려 놓았지만 그래도 내일이면 아니 모레이면 나는 또 새로운 가출을 꿈꾸어 보겠지... 2000년 9월 26일 화요일 == 지리산 아낙네 베오울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