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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는 세계를 느끼는 관능에로의 초대다.
걷는다는것은 세계를 온전하게 경험한다는 것이다.
이때 경험의 주도권은 인간에게 돌아온다.
기차나 자동차는 육체의 수동성과 세계를 멀리하는 길만 가르쳐 주지만,
그와 달리 걷기는 눈의 활동만을 부추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우리는 목적 없이 그냥 걷는다.
지나가는 시간을 음미하고 존재를 애돌아가서
길의 종착점에 더 확실하게 이르기 위하여 걷는다."
-걷기예찬- 중에서...
위의 글에서 처럼, 어떤 거창한 이유나 목적이나 결과따위와는 상관없이...
나는 걷기를 즐겨하는 편입니다
오늘도...비가 그치고 난뒤의 개운함과 마음속 잡념들과의 실랑이에 지친 피곤함을 떨쳐내기위해...
무작정 운동화끈을 질끈 동여맨채...
거리로 나섰습니다
비어있는 시간에 대한 낯설음으로 절절매던 지난날의 어리석음을
다시 범하지 않기위해
특별한 스케줄이 없는 오늘같은 날은 걷기로 했습니다
도시를 걷는다는것은 사실...큰결심이 필요한 일입니다
자동차의 소음과 친해져야 하고 맑지않은 공기와도 타협해야하고...
무엇보다 끊임없이 파고드는 도시인들의
무표정한 시선과 간섭과도 다정해져야 합니다
그런 여러가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무심한 마음하나로 걷는다는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 되어줍니다
가끔...낯선곳이면서도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느낌 "데쟈뷰"와의 마주침...
뜻밖에 만나게 되는 조용하고 아늑한 산책길...
이런 도시의 의외성들이...걷는일을 자꾸 반복하게 만듭니다
오늘은...조용하고 인적이 드문 공원을 한곳 보아두었습니다
다음에는 책한권 들고 그곳을 가볼까 합니다
경복궁역에서 내려...사간동 거리를 걷는것도 색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몇몇 미술관도 예쁘고, 에스닉풍의 악세사리를 파는 가게들고 특별하고...
유럽풍의 카페들도 눈에 띕니다...
삼청공원으로 올라가는 길...골목골목 숨어있는 옛내음 물씬 풍기는
아담한 집들을 구경하는 일은 또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가슴이 설레이기도 합니다
화분들을 너무 예쁘게 늘어놓은 집이 있어 한참을 들여다 보다가...
집주인이 눈치주는 바람에 얼른 발걸음을 돌리기도했습니다
건물 외벽을 나뭇잎색으로 칠해, 보기에도 이국적이었던 음식점도 기억이 납니다
그 모든것이...아주 낭만적인 추억처럼 남아,,,
가끔 도시에서 걷는다는 일의 피곤함을 잊어버리게 하는것 같습니다
걷다보면...걷는일에 열중하게 되고 그러다보면...처음 걸을때
마음속에 가득 들어찼던 잡념들이 싹 잊혀지는 한순간이 오게 됩니다
저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건데...그때는 몸이 지칠대로 지쳐...
더이상 걷는것 외에는 어떤 생각도 할수없게 되는...
몸이 극도로 피곤해져있는 상태인것 같습니다
몸은 피곤해져 걷고있는 다리가 휘청거리고 떨려오기도 하지만...
마음만은 얼마나 평온한지 모릅니다
늘 머리속을 휘감고 있는 온갖생각들이 잠시 잊혀진다는것...
그건 정말 즐거운 일입니다
그래서 걷는일은 자기자신과 만나는 명상이 될수도 있는것인가 봅니다
그렇게 지쳐 집으로 돌아왔을때...
이제는 몸을 뉘어 쉴수있다는것,다른 아무것도 필요없이
그저 누워 한숨 자기만 하면 된다는것은 또한 얼마나 마음편한 일이되는지...
그 모든것이 걷기가 가져다 주는 즐거움입니다
자동차를 타거나,버스를 타거나 기차를 타거나 할때는 느낄수 없는 충족감...
난 그걸 정말 좋아합니다
오늘도 걸으면서 나는 생각합니다
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있는 저 차들이 조금만 줄어든다면...
그래서 사람들이 걸을수 있다면..걸으면서 서로의 눈을 마주볼수 있다면
마주치면서 선하게 웃어줄수 있다면...
그렇게 걷는 사람들 사이사이를 매연이 아닌 초록빛 나뭇잎들로 채울수있다면...
난 정말 행복할텐데...우린 조금더 행복할수 있을텐데...라고....
"걷는것은 자신을 세계로 열어놓는 것이다
발로,다리로 걸으면서 인간은 자신의 실존에 대한 행복한 감정을 되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