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매해놓은
기차시간 놓칠새라 서둘러 서둘러 호들갑을 떨어서
7시50분발 기차를타고 드디어 서울길에 올랐는데,
맨날 울타리밖으로 나가는걸 강력히 규제하는 조선인 때문에
세상돌아가는 이치를 제대로 모르는 늦된 바보?가 이렇게 이른 아침에
기차를 타보긴 처음이라서 떨리는 맘으로
탑승을 하긴했는데, 아! 이것이 또 무슨 변고인고?
내가 타야할 기차칸을 골라타다가 괜히 지체되어 그냥 기차 팽 화내고
가버리면 어쩌나해서 얼른 아무칸에서 올라타고 이동하리라 맘을 먹고
앞칸에서 우선 올라탔다.
그리고 여유있게 뒤칸으로 뒤칸으로 보무도 당당하게
움직이며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때론 부끄럽기도하고
때론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움직이며 내자릴 찾아가고 있었다.
8칸 까지 가서 다음칸으로 이동하려구 문을 여는데 도저히 문이
열리지 않아서 그 힘도 좋지않은 미력함을 사력을 다해 열어보려 해도
얘가 내 힘없는걸 어찌 알았던지
꿈쩍도 않고 나를 무안하게 하지않은가!
에구 울고싶어라 울고싶어라
그렇다고 다 크다못해 늙으려고 하는 사람이 울수도 없구
"저,아저씨 여기 문이 왜 안열어져요"?
맨 뒤에 앉아서 눈을 감고 앉아있는 아저씰 향해 물어봤더니
이 아저씨 왈 "아휴 여기가 끝이요"
"네"?
"기차 두개를 맞대놓고 가는거라서 앞차는 여기가 끝이요 ㅎㅎㅎ"
아휴
얼굴이 막 빨개지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서성이며 난감해 있는데
아저씨 "기차 첨타보슈? 이쁘게생긴 사람이 실수를 했구만
저 앞에 자리하나 있으니 거기가서 우선 앉아요"
나 구세주 만난것처럼 그아저씨 시키는대로 얼른 서성이던 걸음을
그 자릴 향해 돌진
젤 앞자리에 털썩 앉는것으로 고생끝이다
생각하고 안도의 한숨을 쌕쌕 내쉬고 있는데
통로 문이 열리더니
어떤
아저씨가 들어와 내 앞에 터억 버티고서서
나를 자꾸 노려보는건지 째려보는건지
고운시선으로 보는건지
어쨋든 나를 쳐다보고 있는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렷다.
그래두 그냥 가만히 앉아있었더니
기다리다 못해
"어디까지 가세요"? 한다.
" 영등포까지 가는데요"
얼굴을 쳐다보니 머뭇 머뭇 어쩌면 좋담
선듯 내놓으라구 하기도 그렇구 그렇다고 자기자릴 내놓고 서서
갈수도 없고
표정에 만감이 서려있다 ㅎㅎㅎ
"여기 아저씨 자리세요"?
"네"
그냥 그자리에서 또 쫓겨나서 통로로 나가지도 못하고
쫘악 포진하고 앉아있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앞에서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는 여자
세상에 무엇이 이리도 창피하단 말인가
세상에 무엇이 이리도 낭패스럽단 말인가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통로로 나오니 왠 기차소리가 그렇게
소음이 심하던지 달려갈때 기차소음이 심하다는것도 이제서야 알았다.
천안까지 서서 그 소릴 다 듣고 올라가던 심정이야
말해 무엇하랴
다행인것은 나같은 또 한명의 아줌마를 만나서
함께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누며 천안까지 올라가 거기서 내 차칸을
향해 뛰면서 기차하고의 악연은 끝났다.
그리고 행사장을 향해 영등포에서 지하철을 타고 제대로 찾아가서
무사히 상도받고 스포트 라이트도 받고
많은 사람들이 북적되는 속에서 우쭐대던 모습이란
종전의 바보같던 행동을 싹 감추인채 ....
그리고는 다시 서울역으로 나와 역사 보관함에 꽃다발과 상장 상품등을
맡겨놓고 그때부터 슬슬 서울 시내구경에 들어갔다.
수원살때는 뻔질나게 드나들던 남대문도 가보고
서울 시청앞을 지나서 빙빙 뺑뺑 몸살나게 돌아다니다가
하도 다리도 아프고 피곤해서
경향신문 근처로 일찌감찌 자리잡아 기다리려고
덕수궁을 찾아 헤매기 시작했는데 아 글쎄 덕수궁이라는 간판이 보이질 않잖아
높디 높은 돌담길이 있는걸로 봐서
틀림없이 덕수궁인건 맞는데 덕수궁이 아니고 대한문이잖어
아 그래서 또 덕수궁을 찾으러 그 근처를 뱅뱅 돌기 시작
아무리 찾아도 덕수궁이란 간판이 없는거지 뭐유
이거 경향옴만 망신 다 시키는건지 몰라
하여튼 덕수궁을 찾아 헤매다가 결국 그냥 대한문인지 뭔지
거기나 가보자구 거기가서 표를 끊으면서 보니 거기가 덕수궁인거유 ㅎㅎㅎㅎㅎ
왜 덕수궁이라고 부르면 그냥 덕수궁이라구 써놓지 대한문이 뭐유
누가 큰문 아니랠까봐 문이 무지 무지 크더구만
그래서 그 덕수궁 그늘에 앉아 할일없는 할머니처럼
하염없이 앉아있다가 에라 온김에 저 건물들이나 둘러보고 가자
또 하나 하나 일일이 봐도 시간이 왜그리 안가는 거유?
이그 이구
그리고 저녁모임이 있는
자유인이란 곳엘 찾아가려구 공회장님한테 전화해서
거기 위치좀 알려달라구 했더니만
ㅎㅎㅎㅎㅎㅎ 근처 은행명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거유
그래서 다시 강진구 기자님한테 전활 걸어서 거기가 어디냐구
하니까 광화문 네거리에서 육교 두개를 건너서 오다보면
씨티은행이 있는데 거기 좁은 골목으로 들어오면 보인다는 거네
그것도 빙빙 몇바퀴나 돌고 돌아 겨우 찾아갔더니
왕 발가락은 다 벗겨져서 빨갛고 쓰리고
공회장님 혼자 달랑 앉아서 누가 오려나 하염없이 기다리는거지 뭐요
황승택군 그리고 뒤이어 강기자님 그리고 그 한참 있다
유상오님 그리고 김재중 기자님
조금 썰렁하긴 했지만 그런대로 작으면 작은대로
모여서 모임을 갖고
급한 마음에 더 남은 시간은 자기네들 끼리
채우라 해놓구
부랴 부랴 나와서
서울역에서 9시30분 차를타고 대전에 도착하니 11시30분
비는 주룩 주룩 오지 그깐 상품은 많지
조선인한테 전활 걸어서 데릴러 나오라고 하니까
맨첨에 술을 마셔서 못나온다고 하더니
택시타고 나와서 그 밖에 내놓기 못미더운 마누라를 기다리고 있더이다.
현관에 들어서니 두 아이들이 12시가 다 되어가는데도 기다리고 있다가
폭죽을 터뜨리며 장미 꽃다발을 한아름 안겨주더이다.
이래서 여자든 남자든 세상속에서 부딪치며 살아야 약아지고
무디지 않지 이게뭐야 기차속에서 창피는 다 당하고 그냥
허둥대기만 하다 서울을 떠날수 밖에 없었으니
이구 촌뜨기 이구 바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