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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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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에 왔다 갔다고 생각하렴


BY 바늘 2003-06-15

흑임자 검정깨와 빛좋은 고추가루 넣어 만든 맛깔스런 배추김치

일본으로 수출한다는 조각낸 질좋은 마른 미역

비타민C와 허리 아픈데 사용하라며 대형파스 한묶음

노란색 투명한 혈액 순환제는 자신이 매일 먹는 복용약인데 종일 앉아 근무하는 나의 건강을 염려하여 선듯 빈 커피병에 덜궈주었다.

시골에서 가져온 반지르 윤기도는 마늘도 한자루 가득

그렇게 봉지 봉지 싸주고 싸주는 친구가 날보고 한마디 건넨다

친정에 왔다 갔다고 생각하렴~~~

알았지?

그래 그래 고맙다 친구야~

정말 가슴이 따스해져 왔다.

일년전 작년 봄 4월!

남편을 갑작스레 먼 세상으로 보내고 이른 아침 울부짖던 친구의 목소리가 아직도 선명한데 아들아이 딸아이 데리고 그간 굳세게 잘 버티고 살아간다.

서로의 처지가 조금은 같고도 다르지만 힘들때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너무도 든든한 위로가 된다.

멀리있는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났다는 말을 정말 피부로 느낀다.

점심때가 조금은 지난 시간이라 짜장면을 시켜서 먹고는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베란다 에서 커피한잔을 마주했다.

오래된 아파트를 재건축하여 얼마전에 입주하였는데 관악산 자락이 마치 설악의 숲을 가져다 놓은듯 초록이 그림이다.

비도 뿌려 그런가 따스한 커피가 너무 좋았다.

둘다 서로 남편 그늘에서 온실에 꽃처럼 지내다 그친구도 은행에 아는분의 소개로 취직을 하고 나역시 직장을 갖고 생활하게 되었으니 공감대랄까? 초록은 동색?

아무튼 행복하고 편안했다 그리고 든든함 까지... 세상은 더불어 살아야 하나봐

너와 나

나와 너가 말이다.

친구야 ~ 우리 잘 살아보자

아주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