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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젖은 바다를 꿈꾸며.


BY 도영 2003-06-06

학원 원장님과 바닷가 밀면집을 찾았다.
바다는 노을을 다독거리며 곧 내릴 어둠속으로 노을을 보내고 있었다.

하루의 일과를 밀면 한그릇에 녹여 넘기고.나와보니
바다는 옅은 어둠이 내리고 해변가 도로 옆 카폐와 횟집들의 불빛들이.
또 내마음을 울렁 거리게 한다.

웬지 바닷가 상가들의 화려한 불빛들을 보면.
대상도 없이 정체 모를 불분명한 그리움에
싸한 고독과 아픔이 밀려온다.

원장과 헬스장에 들어서니.
강한 댄스 음악에 분위기가 역동적이다.

요즘 나는 늘어진 살들을 다진다고.
관장님이 짜준 프로그램대로 12가지 기구를.
차례 차례 들어 올렸다..

제법 폼이 나온다는 관장님의 말이..
오늘따라 귀에 닿지를 않는다..

흐느적 흐느적 러닝머신을 타며 바라보는 헬스장 밖에 해변가 세상은 낭만적이다.
저녁 불빛을 받은 도로위에 차량들이 바삐움직인다.

운동을 마치고
짙은 잉크빛 어둠속에 나와보니 회식하러 가는듯 .
한 무리의 남자들이 어딘론가 가버리고.
나는 잉크빛 어둠속에 오도카니 서서 요 며칠 우울한 일상사에 슬픔이 밀려 왔다

자동차 키를 만지작 거리며
오늘은 웬지 달빛에 젖은 바다가 궁금했다.
달빛 젖은 바다에서
내마음 널어 놓고 복잡하고 얽힌고 섥힌 집안 일들을 달빛에 보여주고 싶었다.


신호가 없는 횡단 보도를 가로질러 달빛을 찾아 바다로 향햇다.
달빛은 뿌연 그 어떤거에 가려
꺼내 보이려 했던 내마음을 다시 닫아야만 했다.

뿌연 물체의 정체를 확인 하니 그것은 밤 안개였다.
안개는 달빛의 젖은 바다와 나를 훼방 하듯
나를 휘감아 밀어냈다.

차의 시동을 켜고 헤드라이트를 밝히니 ..
안개가 이내 자동차 불빛에 춤을 추며 느린 동작으로 너울너울 춤을 춘다.
안개를 밀어내고 집으로 오는 외곽도로에 들어서니.
안개는 차량들의 불빛과 어우려져 화려한 레이져 쇼를 벌인다.

가로등을 휘감고 둥근 원을 그리며
마치 컴컴한 극장안에 영사기 돌리듯 안개와 차량 불빛들은 도로에서 레이져 쇼를 착각케한다..
내 시선은 현란한 쇼에 매료되어 집으로 들어가는 우회전 길목에서
머뭇거리게 해버렷다..

조금전에 현란한 레이져 쇼는 아파트 밀집지역에서 막을 내리고..
포르스름한 어둠을 뒤로 하고 현관문을 따니..
"찰칵..""현관 자물쇠에 소리가.
싸한 원초적인 정체모를 나의고독과 그리움을 잠가놓는듯
마음의 자물쇠를 잠그는 소리 처럼 들렷다.

다음에는 달빛젖은 바닷가에 내마음을 널어놓고
누구도 타치 안하는 달빛 젖은 바다와 교감을 나누리라..
안개없는 날에 달빛젖은 바닷가를 꿈꾸며.
어두운 거실 벽을 더듬 거리며 거실 스위치를 찾아내 가볍게 텃치했다.





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