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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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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사람과 만났으면 지금보다 행복했을 걸


BY 잔다르크 2003-06-06

'서로 다른 사람과 만났으면 지금보다 행복했을 걸' 은 낭송시 중의 한 귀절^^
모든 부부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시^^(초록색 실행버턴을 꾹)

채영이가 오후에 우리 집으로 들리마 전화를 했다. 얄궂은 몰골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고 했더니 고운 심성 어디로 갈까봐 그럼 나중에 들릴까 되묻는다. 괜히 해 본 소리를 가지고 우리 사이에 뭘 그러냐고 했더니 과자랑 둥글레차 삶은 달걀을 안고 쏜살같이 들어선다. 급하게 국수를 말아 삶은 달걀을 썰어 고명으로 얹었다. 우리 어릴 적엔 수학여행이라도 가야 얻어걸리던 귀한 먹거리였건만 요샌 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지 모르겠다며 두런두런 묵은 추억을 벗삼아 양념장과 잘게 썬 김장김치를 곁들여 달게 먹었다. 온 김에 시 낭송이나 하고 가라고 했더니 윤태혁님의 '아내라는 것은' 과 김춘수님의 '꽃'을 골랐다. 와중에 남편에게 메일로 보내서 놀라게 하자며 한참동안 법석을 떨었다. 아직도 아내의 이런 이벤트에 감동할 줄 안다는 순수한 그 신랑과 편지 제목에다 "여보 내 목소리 어떼?" 라고 물어대는 소녀 같은 그 아내가 무척 예뻐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