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아침 해가 떠오릅니다.
오늘 떠오르는 해는 오늘의 해입니다.
이 세상 같은 것은 두 번 되풀이되지 않습니다.
매일매일 전적으로 새로운 창조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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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매일매일은
나날이 처음 열리는 새로운 날들이고
그 자체의 새로운 생각과 말과 행동과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단지 무디고 퇴화된 사고와 감성에 안주하는 사람만이
이 새로운 하루하루를 감동할 줄 모르는 것입니다.
감동할 줄 모르는 사람은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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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하루 하루가
얼마나 고요한 기쁨인지
얼마나 큰 감사와 은총인지 모릅니다.
하루 하루가 감동입니다.
.........................박 노해 詩(감동을 위하여).........
어제와 별 다를 바 없어 보이는 또 새로운 아침입니다. 그런데
박노해님 얼굴 없는 시인이라 불리며 노동해방을 꿈꾸다가 감옥생활을 했던 그가 말합니다.
오늘 떠오르는 해는 오늘 해이고, 매일 매일이 새로운 창조물이며, 처음 열리는 새로운 한 날이라고...
그리고 또 말합니다.
하루하루 감동할 줄 모르는 사람은 퇴화된 사고와 감성에 안주한 사람이라고...
하루가 고요한 기쁨이고 감사고 은혜라고 그러니 매일 감동하는 하루가 되어야 한다고...
정말 그러고 싶습니다. 하루를 고요한 기쁨이라 여기며 감사하며
은혜 넘쳐 나노라 고백되어지는 한 날이고 싶습니다.
그런데...
전 요즈음 힘듭니다. 일상의 변화가 힘듦이 아니라 감사를 잃어 힘듦이 아니라
쉽게 감동하고 쉽게 분노하는 타고난 제 성향 때문입니다.
자기의 상처가 보이냐고 그 상처 드러내 보이면 상처에 성남이 보이고 내 아픔 들리냐 소리 지으면 소리 내는 이상의 소리에 귀가 열려 힘듭니다.
그리고.. 자꾸만. 글이 쓰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다이어리에 글을 씁니다. 그런데 써 내려간 글을 읽어보면 전에 느끼지 못했던(??)
부족함이 마구 발견되어 힘이 듭니다, 아마 채워지지 않는 욕심 때문일 것입니다.
어느 날 아침 신문에 난 기사를 본 적 있습니다.
표정 넉넉한 할머니가 환경을 살려내는 것이 생존하는 길이라며 청계천 복원이유를 설득력 있게 말하기 위해 흰머리 백발 되어 인터뷰에 나온 토지의 작가 박경리님은 \"토지\"를 1969년부터 1994년까지 26년을 집필하셨고 그 원고가 200자 원고지에 무려 4만 장이라 했습니다.
그분이 가진 끈기와 수없이 탄생시킨 언어들은 제가 가진 지적인 부재의 크기가 커다란 산 같아 보이게 했습니다.
이제껏 허구를 꿈꾸었다는 어이없는 느낌, 물론, 님을 쫓겠다?
그런 것은 상상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주부로써의 에세이작가(?)을 꿈꾸던 그 꿈도 허상이었다.
싶어진 것입니다.
온전히 나를 바라보는데 십수 년이 필요했던 모양입니다.
자존감 의 상실이 아니라 실존해 있는 나를 본 까닭입니다. 그래서 힘듭니다.
그래도, 다짐하려 합니다. 꿈을 꾼다는 그 기쁨으로도 평생 아름답게 살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마흔 넘어 넘어서 꿈을 가진 아줌마로 살아간다면 눈 빛 맑은 아내로, 엄마로, 친구로, 살아낼 수 있지 않겠느냐고 이루는 것이 꿈이 아니라 이루려 함으로 평생을 살아간다 해도 아름다운 일상을 가져줄 것이라고...
그리하여..시인의 바램처럼 나도 고요한 기쁨의 새로운 한 날을 맞이하자고 ...
어서 서둘러 바람맞으며 자전거 페달을 힘 있게 밟고 출근하기 위해 집안 구석구석을
돌아보아야겠습니다.
어제 출근길처럼 하늘 바라보며 슬프다는 느낌을 오늘은 갖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