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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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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아라리에 실린 연분홍 치마자락(두위봉)


BY 물안개 2003-05-31

 
2003년 5월29일 맑음 (강원도 정선)

도사곡휴양림-큰도사골-주목-큰도사고개-전망대-두위봉정상(1466m)-
철쭉군락-산마루고개-감로수샘터-단곡계곡  

많은 비가 올거라는 일기예보에 완전무장하고 서울을 출발
멀미가 날정도로 구비진 길을 따라 가는 들녁에는 감자꽃이
 활짝피어 머지않아 농부들도 수확의 기쁨을 느끼겠지요.
 오늘의 산행기점인 도사곡휴양림(10시15분) 비는 온데간데 없고 
화창한 초여름날씨,

잘 정돈된 휴양림임도를 따라 20여분 오르니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지점, 
표지목에 정상까지 260분이라는 글귀가 아니 이곳에서
4시간20분이 걸린단 말인가?
 내눈을 의심했지요
차라리 몇키로라는 거리만 표시했어도 덜 질릴텐데......
남편이 하는말 3시간이면 충분하다는 말에 안심하고
 초록의 낙원으로 접어드니,전형적인 육산으로 산림욕을
 즐기며 산행하기에는 정말 좋더라구요.

길게 이어지는 숲속길을 이름모를 고운빛의 야생화와 산새들의 
속삭임에 행복해하며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의품에 안긴다는것은
참으로 삶의 기쁨이요 사랑이지요.

숲의 향기를 폐부 깊숙히 들이마시며 계곡물소리 시원하게 들려오고
2시간 남짓 오르니 1300년이 넘었다는 살아천년 죽어천년을 
산다는 커다란 주목 두구루, 
셋이서 팔벌려 에워쌀만큼 이렇게 억겁의 
세월을 껴안은 나무와 군대군대 피어있는 연분홍철쭉,

주능선에 올라 전망대에 서니 푸르게 펼처지는 연능들이 가슴 탁트이게 다가오고......
헬기장을 지나 이어지는 숲그늘 짙은 능선길 한창 절정인 철쭉
화사한 꽃천지를 오르내리는동안 남편과 나뭇꾼은 참나물 뜯느라
정신 없지요.지난주 마대산정상에서의 참나물 맛을 잊지못해
우리 여인들은 산행하고 남정내들은 나물뜯어 산상만찬을 준비하고,

우리는 나물뜯으며 도저히 따라갈수가 없어 계속 전진하니
 이글을 읽는 분들은 오해없길 바래요.
드디어 두번째 헬기장에서 즐거운 점심시간
우리부부 꽃사슴부부 산울림님 회장님 빙 둘러앉아 산상파티가
열렸지요 (산속에서 나물씻는 방법= 준비해간 물 한병을 비닐봉지에
담고 참나물 곰취를  흔들어 먼지만 털어내고 손도 씻는다.)

다른 반찬은 필요가 없어요 쌈장과 상추 마늘 양파 만 준비하면
 훌륭한 산상파티가 열리지요 .
볼이 터저라 한입넣고 서로 바라보며 너무 맛있다며 행복해하지요. 
땀 흘린뒤에 먹는 참나물향은 자연을 그대로 받아드리는 느낌이랄까?(우리가 무슨 점심 먹으러 산에 가는것 같지요)

능선을 넘을때마다 펼처지는 철쭉군락 전망대에서 뒤돌아본 풍광은
초록의 물결위에 분홍물감을 풀어놓은듯 파란하늘에 흰구름과
어우러져 천상화원을 이루고.......
드디어 첫번째 사북 정상 안내판이 서 있지요. 
이 곳은 조그만 공터로 암봉에 비하면 정상이란 느낌이 들지 않고 
정상 바위턱에 앉아 북쪽으로 바라보면 억새풀로 유명한 민둥산과 그 뒤로 가리왕산이 아스라이 시야에 들어오죠 
동쪽으로는 백두대간을 이루는 함백산과 태백산도 한눈에 들어오고.......

약 1킬로를 더가면 신동정상 두위봉은 특이하게 정상이 두군대예요
이곳이 조망이 더좋아 나물 뜯는 남정네들을 기다리노라니
땀이 식어 추위마져 느껴지더군요.
이곳부터 이어지는 철쭉군락 막 지기 시작한 꽃터널을 지나니
 단곡계곡으로 하산하는 가파른 아라리고개,
  힘든 산꾼들의 목을 시원하게 하는 감로수샘터를 지나 쭉 뻗은
자작나무숲, 단곡계곡을 끝으로 산행을 마감했지요.

서울로 돌아오는 차창으로 스처가는 들녘은 모내기가 끝난 논에서
노니는 하얀 왜가리때 평화롭게 다가오고,
해질녘 서쪽하늘에 떠있는 무지개 정말 오랫만이였어요
여행을 끝내고 돌아가는 나그네의 가슴에 또 한가지의 추억을 
새긴 하루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