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여***!
어머니 손끝과 같이 와닿는 흙의 부드러움이여
그 부드러움이
아득한 시간들까지 다 몰고와
이렇게 평화의 빛으로 우리 앞에 서는가.
불속 그 깊은 곳까지 들어가
너는 말없이 아득한 그 옛날의 시간들을 꺼내어
이렇게 값진 선물로 내 밀고 있는가.
나는 무엇을 청자에게 줄까 .
아무것도 없지만
내 마음 속의 이 찡한 감동 하나를
너의 빛깔 위에 얹어 놓으면
나도 청자의
부드러움으로 돌아가 숨을 쉬고 있다.
청자여!
고려 어머니들의 그 숨결을
조용히 품어 내어
그 품에 안겨 잠시만 서 있어도
고려인들의 호연지기 속에서
눈을 뜬다.
나의 두 어깨 나의 두 눈
무엇하나 새롭지 않은 것이 없고
정한 그 숨결로 숨을 쉬면
그날의 사람들과 손을 맞잡는다.
현대인들의 아픔을 내 밀면
그 고려인들은
그 아픔들을 값진 선물로 받아 주고
그 눈부신 기상들을 값없이 내밀어
내 손끝에 얹어 놓는다.
청자여 !
청자가 있는 그곳에서
새로운 눈빛을 가다듬는다.
이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참으로 청자의 빛깔처럼
아니... 어머니의 빛깔처럼 부드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