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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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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어려운일...


BY sea 2003-05-26

담벼락마다 붉은 장미가 축제라도 벌이듯...흐드러지게 피어,창밖을 내다보는 서른여섯 여자를 설레이게 하는 요즘입니다 일상을 이어가느라 잊고 지나치던 많은것들중에, 요즘은 꽃들에 자꾸 눈길이 갑니다 오늘도 담벼락마져 붉게 물들여버린 장미넝쿨을 보면서...어쩜 저렇게 붉을수가 있을까... 감탄하느라 시간가는줄 몰랐습니다 참 그 모든것이 신기하기만한 서른여섯 여자의 초여름은 그렇게 깊어갑니다 세상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하철을 타면 그사실이 얼마나 절절하게 실감이 나는지 모릅니다 그 긴 지하철에 칸칸마다 가득히 들어앉아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분명...사람이 많긴 많은거구나...하고 생각됩니다 그러니 그많은 사람중에 하나인 나는 어쩜 얼마나...사소한 목숨인가... 거기까지 생각이 다다르면 순간 우울해지려는 나자신을 만납니다 하지만,그것도 잠시... 내가 저 수많은 사람들속에 섞여 나름대로 내 한자리를 차지하고 살아가고 있다는데에 생각이 미치면 그건 또 얼마나 큰 희열인지요... 나이가 들수록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일이 오롯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고 아껴주고 인정해주는 일임을 가슴이 먹먹해지도록 느끼곤 합니다 다른 모든곳에서 외면을 당해도 끝까지 내편이 되어줄 사람은 바로 나 자신밖에 없다는걸 알기까지...왜 그렇게 먼길을 돌아와야 했는지... 그동안 왜그렇게도 자신을 사랑해주는 일을 두려워하고 어려워했는지... 이제야 조금씩 알것만 같습니다 늘 행복이란...누군가가 내게 공짜로 가져다주는것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내가 힘들이지 않아도 누군가 알아서 손에 쥐어주는것이라고 믿어왔던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또한 얼마만큼은 누군가에 의해 그걸 얻었다고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내안에서 느껴지는 갈증은 그것이 전부가 아님을 증명하려는듯 합니다 누군가가 손에 쥐어준 행복이란 그 누군가가 떠남과 동시에 내게서도 떠나가고 말것이라는 사실말입니다 어쨌든 이제 내가 원하는건 내스스로의 노력으로 얻어내는 진정한 의미의 행복인것 같습니다 격렬한 투쟁끝에 맛볼수있는 휴식같은것. 그것이 진정 내가 바라는 행복의 실체인것 같습니다 늘 이만큼 다가섰다가도 지레 겁먹고,다가선 발걸음의 몇배이상 도망가 버리곤 했던... 나약함 그것이 내갈증의 이유였음을 이제 부인할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갈증이 나면 해갈을 해야겠지요... 요즘 전 그 방법을 찾고있습니다 서른여섯살의 여자는 이제 어쩜 더이상은 뒤돌아 도망갈수만은 없는 막다른 골목에 와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도망간다면...이제 스스로에게 더이상은 기회를 주지 않을것이며 그 갈증은 영원히 해갈되지 못 할겁니다 서른여섯...참 매력있는 나이입니다 인생에 대해 너무 모르지도 않고 그러나 앞으로 얼마든지 많은걸 해나갈수있는... 어쩜..난 지금이 내인생에서 절정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니 그렇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지난날 누군가가 쥐어주는 행복을 추구했다면 이제 스스로의 힘으로 행복을 찾고자 하는 의지로인해 그어느때보다 아름다운 인생의 한시절이 되고 싶습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나에대해 타인에 대해 너그러워질수 있는 사람... 마음이 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장미향기에 코끝이 간지러운 오늘...이 바로 내인생의 절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