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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내 맘 속에 있다...........


BY 억새풀 2001-09-05

얼마전부터 몸이 천근 만근

어디 며칠 나 혼자 푹 쉬고 싶은 맘 뿐이다.

피로가 지꾸만 쌓이다 보니 기분까지 우울 해 진다.

그래 오늘은 에라 모르겠다 하고 집에 오자 마자 샤워 부터 했다.

그러니 몸이 좀 가벼워 지는 것 같고

아까보다는 기분도 좀 풀리는 것 같은데

그래도 자꾸만 가라앉는 이 감정을 어찌 해 볼 도리가 없어

자리에 덜렁 누워 버린다.

이젠 완연히 가을인가 보다.

어쩌면 하늘 빛깔도 저리 파랗고 멍하니 보고 있으니

그 속으로 빨려 들어 갈것만 같다.

코 끝을 간지리는 바람결도 싱그러움을 더해 주고

밖에서는 아이들 뛰노는 소리가 간간히 들려 온다.

위를 보지 말고 밑을 보고 살면 맘이 편하다.라는 흔한 말도 있지만

어찌 사람 사는데 위를 보지 않고 살수 있을까?

세상살이 다 그렇고 그렇치 뭐.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는법.

혼자서 아무리 위로 해보지만 아무런 대답도 얻질 못하고

맘만 더 우울해 진다.

이때 딩동 딩동한다.

울 효자가 학원 마치고 오는 소리다.

"울 효자 공부 잘 하고 왔어?"

내 새끼 보니 굳은 얼굴도 삽시간에 감추고 웃는 얼굴이 될수 밖에 없다.

그런데 울 효자 들어 서자 마자 웃으며 살며시 얘기 한다.

"어머니 눈 감고 손 내밀어 보세요"

"응? 왜?엄마 한테 선물 줄라꼬?"

"빨리요"

두 손을 살며시 내민 거기에는 붉은 장미 한 송이가 놓여 있었다.

한꺼번에 내 무거운 짐 들이 다 없어진 같다.

맘 속으로 생각해 본다.

그래 이게 과연 행복인데 난 무엇을 바라는 걸까!

"울 효자 오늘 무슨 날이가?.....아니요......그라믄 이거 왜 사 왔는데?.....아이참 저번에 이사 왔을때도 내가 사 드렸쟎아요......
그래 그런데 오늘은 무슨 맘으로 사 왔는데 이거 비쌀텐데.....
사실은요 요즘 어머니 얼굴이 너무 창백해 보여서요 그래서 내가 오다가 요 앞에서 샀어요."

맘이 찡하다.

내 속이 들킨것 같아서.

울 효자가 이 어미 속을 훤하게 보고 있는것 같아서.

11살 지 눈에 보이는 엄마가 얼마나 나약하고 힘들어 보였으면

이런 생각을 하였을까?

앞으로는 조심해야 되겠다.

참으로 현명한 엄마 노릇 하기 힘들구나!

그 곱은 장미를 어디에 두면 한층더 빛날까 여기 저기 둘러 봐도 별 마땅치가 않다.

하는수 없이 저번에 사준 고놈 옆에다 지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저 번에 1 번 놈은 벌써 이쁘게 드라이 돼 있었다.

화장대 위에 다소곳이 앉아 매일 매일 날 바라다 볼 것이다.

난 고놈들을 볼 때마다 큰 위안을 얻을 것임에 분명하다.

오늘 저녁 울 효자가 갔다준 그 장미 한송이의 향기가

얼마나 찐한지 온 집안에 그윽한것 같다.

아마도 오늘 밤 좋은 꿈을 꿀것만 같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