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 얘기가 나왔을때, 잘 생각 했어야 했어!"
"정말"O"형과 "AB"형은 모든게 180도선상이야..."
그이 혈액형은 수혈을 할때 다른사람것은 다 받아도
다른사람에겐 줄 수 없는 것 만 봐도 이기적이고,
내 혈액형은 누구에게나 다 줄수있는 것만 봐도, 부처님 가운데도막 성격을 타고 났으니,나만 항상 손해라며
애꿋은 혈액형까지 들먹거리다 별 반응없는 그이로 인해 시들해지고우리부부의 말다툼은
흐적부적 끝을 내곤한다.
성질 급한나는 ,
뭐든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행동으로 옮겨야 하고,
마음대로 일이 안되면 안절부절 해가며 애를 태우기가 일쑤다.
내가지어준 "나무늘보"라는 별명의그이,
오늘 못하면 내일하고,
내일 못하면 모레하고...
성격이 그러니까 몸 망가지는거라면서,
내"나무늘보"는 나를 챙기지만,자기몸 움직이는데 여간 인색한게 아니다.
지금도 어줍짢은 솜씨로 풀 깎다가 다리를 다쳐 깁스하고 가게를 내게 맞기고 집에...(미안해 하긴 하지만)
이젠 나이들어 내가 이렇게 허리수술까지 받고도
밤낮으로 고통을 호소하니,
맘은 아픈데,몸은 따라주지 않는지라,
아프다는 다리 허리 주물러주는데,
주무르는 솜씨 영~ 신통찮으나, 그것마저 그만 두게하면
내가 또 손해(?) 볼것같아 몸 맡기고 누워 있으면 속으로 치미는 울화. 결국은,
"됐어요, 그만! 으휴~~~"
외아들인 그이와 난 중매결혼이다.
그이 밑으로 넷의 딸을 낳으신 시어머님은 아들 하나 더 낳으려고 했는데 "내뱃속엔 딸만 있는 것 같다" 시며 아들 하나 더 못 두신걸 아쉬워 하신다.
아닌게 아니라 시집와서 우연히 호적초본을 떼어 볼일이 있었는데,
그이 위로도 딸이 둘이나 있었는데 빨간줄이 그려지져 있는지라,
여쭤봤더니 일본에서 낳아 한국에 왔는데,
그해 돌림병으로 같은달에 두딸을 한꺼번에...
그리고 태어난 그이!
긴말이 필요없이 외아들들의 표본으로 키워놓으신거다.
결혼 직후,
시부모님과 시누이들과의 생활,
그것은 단출한 식구로 살던 내겐 많이 힘들었다.
매일 잔치를 치룬것 같은 부엌생활이었고,많은 빨래며, 잦은 손님들의 방문은 나를 생각할 여유를 만들지 못했었다.
이젠 부모님들과 아들둘과...
많이 지쳐있는내게 그인,
반찬투정을 줄여 "우리집 하이애나"라는 애칭(?)을 얻었으며
찬바람에 약한 나를위해 내쪽 창문을닫고,
얇은 방석으로 내배를 덮어놓고 ,
내 엉덩이를 토닥이며,
먼저 잠든 내볼에 살짝 입을 갖다 대는 사랑표현법도 배워가고 있다.
어느 대학생 손님이 그이보고
인상이 좋아 "하회탈"같다고 한 이후로 그인 나를 "뺑덕어멈" 이라 부른다. 탈춤에서 하회옆에 붙어다닌다나!
그래!!
이렇게 살면서,
혈액형이 안 맞거나 성질이 안 맞아
평생을 수평의 끝을 각각 붙잡고 달려왔어도
이십오년을 조용히(가끔 큰소리도 냈지만...)
잘 살아왔잖는가!!
별 큰속 썩히지 않고 나를 믿어주는,
나의 모든것을 믿고 날 인정 해 주는 그이의 미소속에는 나만이 보이는 뭔가가 있다.
나중에 다시태어나도 날 만나서
살고 싶다며 쳐다보는 그이!
착한 천성이 다 들여다보이는 못생긴 눈을 가진 그이가 내게 언젠가 물었다.
"자긴 훗날 다시 태어나면 나 만나고싶어?"
"아니요, 우리 이웃으로 만나요! 자기, 나없으면 어찌사나 보고싶고,
또... 또 ...멀리 헤어져서 살긴 너무 보고싶을 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