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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77) 에버랜드 놀이동산에서


BY 남상순 2003-05-14

손녀딸 이현이의 성화에 못이겨 아들네 가족과 에버랜드에 갔다. 저녁시간에 가니 퍼레이드가 이색스럽고 즐거웠다. 튜립은 모두 사라지고 장미는 개화를 준비중이라서 꽃동산은 섭섭했지만 놀이동산은 여전히 웃음소리로 가득찼다. 모처럼 이현이 아빠가 열심히 딸을 즐겁게 해주려고 여기저기 재미난 놀이들을 체험시키고 있었다.

어린이 혼자 타는 자동차에 이현이를 태웠다. 이현이는 살짝 긴장된 표정이지만 진지하다 자동차 핸들을 부여잡고 조작에 열중하고 있다. 자기가 조작하므로 자동차가 달리는 것으로 착각을 한다.

라운드 밖에서 할머니랑 엄마가 이현이가 한바퀴 돌아올때만다. 이름을 불렀다. "이현아!" 이현이는 가까스로 쳐다보며 응답을 하고 곧장 핸들을 잘 붙잡고 열중한다. 다시 한바퀴 돌아오면 또 이현이 이름을 불러주었다. 할머니랑 엄마가 자동차를 타는 이현이를 보는 즐거움이 더 크다. 몇바퀴를 돌던 이현이가 드디어 고함을 질렀다.

"자꾸만 불르지 마세요. 자꾸만 불르니까 운전을 할 수 없자나요?"

이현에미랑 둘이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열심히 운전하고 있는데 이름을 부를때마다 쳐다봐야하니 집중이 깨어지고 힘들다는 이야기였다. 너무너무 웃었지만 가만히 생각해본다.

"사람이 마음으로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고 했다.

지금까지 우리가 우리 인생을 운전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열중하고 분투하며 살아오지 않았는가? 인생의 근원적인 힘과 방향과 달림과 멈춤이 하나님께 있음이 아니던가? 동일한 상황에 놓여있지만 그 운전이 얼마나 쉽고 든든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을까?

이현이가 그 자동차가 저절로 돌아가는 자동차일 뿐만 아니라 핸들도 잡을 필요도 없을 만큼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면 자동차를 태워주고 마냥 기뻐하며 즐기시는 엄마와 할머니를 한바퀴 돌아올 때마다 손을 흔들며 소리질러 화답하고 신나게 웃으며 얼마나 재미있었을까?

우리가 때로 하나님의 각본이나 그 손길을 미쳐 몰라서 너무 힘겨운 인생을 살 때는 없을까? 우리 이현이를 보다가 우리 하나님의 마음을 생각해 본다.

아들아...그리고 아들의 휘앙새 우리 수진아! 하나님의 손길과 계획을 더 깊이 알아가거라 그것이 너희들의 인생을 여유있게 즐기는 방법이되며 시행착오를 줄이는 길이요. 괘도를 바로 도는 행복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