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적정 노인 기준 연령 높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04

병문안을 다녀오면서..


BY 빅토리아 2000-12-27

내가 아무리 돈이 많다한들,
내가 아무리 예쁘다한들,
내가 아무리 지위가 높다한들,
내가 아무리 아는것이 많다한들......

내가 죽을병걸려 병원에 누워있다면,
내가 그렇게도 벌려고 몸부림쳤던
돈벼락속에 누워있다고 한다해도

남처럼 초 호화 집에서 벽난로에 불을지피고
남편은 넘 잘생기고 잘나고 멋지고 지위도 있고
대학도 일류 다 못해 목에 기부스 한
남자라 한들....

내 몸이 터지고 낡아서,
병들어 썩어 문드러지고
내 영혼 썩어서 냄새난다면

내게 온 그 많은것들이
잠시 내곁을 머물다 가는것외에
무슨 소용이 있을까

어제 10년동안 병원에 누워
이틀에 한번씩 온몸의 피를 투석하는
환자의 병실을 찾았다

그동안 마음대로 먹고 싶은대로 먹지도 못하고
음식을 조절하면서 물도 못먹고 늘
조바심으로 사시던 분

눈동자 초롱초롱 밝아서
아직도 총기가 있으신얼굴이
새까맣게 피부가 변해 가고 있었다

온 병동이 아수라장처럼 환자들로 가득하고
보이는 환자마다 심각하게 보였다
다리에 쇠를달고.....
천식으로 숨이 넘어가면서 몸부림치는....
이제 언제죽을지도 모르는 날만 받아놓은 노인들도....
갖은 이름의 병명을 몸에 달고
저마다 삶의 뒤안길에서 몸부림친다


간호사가 끌고가는 주사 리어카....(순전히 내 표현)
거기에 놓여있는 크고 작은 주사들..
환자이름이 붙여있는 주사기를 보면서
가슴이 쏴아...찬바람이 분다

오늘도 어제도 내가 잘났다고
아까도 지금도 내가 잘했고 니가 잘못했다고
목에 핏대 세우면서 악을쓰지나 않았는지...

돌아오는 길에
조용히 가슴에 손을얹고
조용히 겸손히 내 삶을 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