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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82

- 이 여인이 끝내 그대를 잡지 못하고 놓친 그 순간도...-


BY 박 라일락 2001-09-03

     님!

     가을이라고 하셨나요?

     글쎄요...

     엊그제 여름의 끝자락을 

     끝내 놓치고 말았으니..

     가을은 가을이지요...


     한 여름의 맹위를 떨치던..

     그 무더운 여름 날..

     가는세월을 두고..

     잠시 순간이라도 멈추게 하려고

     여인의 안간힘으로.. 

     여름의 모서리라도 잡으려고 했는데..

     세월은 무정하게 뒤 돌아 보지 않았고 ...

     황급히 지름 길 재촉하여 길 떠났씁니다.


     가는 세월을 두고 

     원망을 한들 무슨 소용....

     놓치고 마는 우리들의 비극이지요.

  
     님!

     오늘 밤은..

     유난히도 밤 벌레소리가 

     높은 音으로 목청을 돋구우니...

     이 여인의 심정을 대신하는 가 봅니다...


     이런 말..

     님에게 할 줄 예전에 미처 모랐씁니다.


     아직도...

     그대의 殘影이 남아 있을 줄...

     세월이 흐르면 당연히 지사...

     잊을 줄 알았는데..

     그 건 나만이 간직한 어떤 오해였나 봐요...


     오후 한나절

     수금하고 돌아 오는 그 길목...

     만발한 코스모스 꽃잎을 

     유심히 바라보았지요.

     지금은 한참 아름답게 피어있겠지만...

     언젠가 저 예쁜 꽃잎도..

     님처럼 바람따라 지고 마리라.

     그리고 우리 곁을 떠날거라고.


     이 여인이 끝내 

     그대를 잡지 못하고... 

     이별한 그 순간도...

     코스모스 꽃잎 뚝 뚝 떨어지는 

     가을이 깊어 가고 있었답니다..


     올해는 윤달이 끼어 있음인지..

     계절의 깊이가 더욱 더 심합니다...


     님!

     우리가 만나려고 약속한 그 날은...

     아직도 한달하고도 일주일....


     어쩌면 코스모스꽃잎 

     찬 바람에 다 날리어..

     당신을 찾을 시에는..

     한아름 주지 못함은 아닐까 

     두렵씁니다...


     밤이 깊어갑니다...

     밤 벌레소리가 넘 시끄럽씁니다..

     아직도 잠못 이루고 있는 이유는...

     이 밤 벌레 소리 땜이지.

     님에대한 그리움이라고..

     그 어떤 핑계를 대고 싶지는 않음입니다..



         

 


       


       
 


      


       
      




      


       

      


       


      


      


      
                             2001.09.03  자정무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