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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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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모계사회


BY 아리 2003-05-08

"내가 신랑에게 이리 정성을 보이면

아마 표창을 받을 것이야 .."

자식에게 지나치게 정성을 보이는 듯한 제스쳐에

변명 반 ..해명 반 이다

요즘의 아버지들을 생각하면 측은하기 짝이 없다

적어도 내가 자라던 시기에 아버지의 얼굴은 근엄하고 권위적이고

집안의 중심이고 가장이고 가장 어려운 결재를 통과해야하는

가장 어렵고 귀한 존재였다 ..

요즘 아버지들은 ..아니 정확히 표현하자면

아빠라는 이름은 ..

아버지에서 아빠라는 애칭으로 껍질을 쓴 수퍼 콤플렉스를 가진

무한한 덕을 ..가진 아빠로 변모했다

다정하고 자상하고 ..방글 방글 웃어주는 좋은 아빠로


아이들을 위해서 장난감을 사오고

아내를 위해서 쓰레기를 버려주고 ..

그리고 회사에서는 또 끝없이 상관에게 충성하고

아랫직원에게 넉넉한 마음씨를 보여야하고

다 좋다 좋단 말이다 ..

그렇게 일하고 그 댓가나 보람을 인정받고 대우받았다

그러나 지금의 세대는 어떠한가 ..

대부분의 집에서 모든 경제권은 의논없이?

아내에게 주어지고

대개의 자녀들은 엄마의 카드나 지갑에서

모든 경제적 문제를 해결한다

남편의 월급은 고스란히 아내의 통장에 들어가고

작은 용돈의 사항까지 때로는 아내에게 보고하고 인정받아야한다

물론 허울좋은 변명을 하자면

여성의 인격과 권위가 인정되고

여성상위시대가 도래한 덕이라지만 ..


문득 대발이 아버지로 등장했던 이순재가

남편들 사이에서 희망사항이고 꿈으로 등장하는 데는

사회가 한 몫을 한다 ..

거의 모든 아내들은 질세라 아이들 교육이나

미래를 위한 슬로건을 내밀고

강남으로의 이사를 권유하고 유학을 서둘고

과외를 종용하고 심지어 기러기아빠까지 생겨난 시대가 아니런가

그리고 골치아픈 경제적 결재를 남편과 상의없이 행하는 가정마저

그 비율이 높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의 아버지는 ..

출근할때나 퇴근할 때

구두를 따끈하게 구워서

반짝 반짝 유리알처럼 닦아서 대령하고

온 가족의 열렬하고 대대적인 배웅과 마중을 맛보곤 했엇다

지금은 어떠한가 ..

대개의 자녀들은

학원이나 지나친 교육열속에 휩싸여 아버지의 얼굴을 보기보다는

제방에서의 공부라면

아버지는 숨죽이며 현관을 들어서고

인사를 받는다거나

가장으로서의 당당한 심부름 마져 포기해야하는 실정으로 와버렸다

대개의 친구들이 안방에 테레비젼 컴퓨터 그런 것들을

챙겨서 아빠를 위한 감옥 아닌 감옥을 만들었다고 소리 높여 말한다

아빠는 이상스레 귀찮고 거추장스러운 존재

돈을 벌어오는 도구처럼까지 발전되어버린 위험수위를 느낀다


아내를 위한 나들이를 준비해야하고

외식을 권유해야하고 ...

아내의 집안 일을 자상하게 도와주어야하고 ...등등 등

친구들을 만나면 어리광이 심한 아내가 되어있다

"있잖어 며칠 출장 다녀온 신랑에게 무지 미안한데 ..

나 오늘 밥 못해 ..걍 우리 밥사먹자 .."

"여보 나 ..배탈났어 들어오는 길에 햇반 좀 사와 ~~~"

"있잖어 걔가 저번에 점심 먹으면서 신랑 자랑을 하는데

생선가시를 발라서 ..자기 숟가락에 놓아준다는 거 있지 .."

흐 ~~~~

그래 가끔 내신랑도 생선 가시를

발라서 나보고 숟가락을 대라고 하지만

나는 모임에 나가서 그런 말을 하고 싶었던 적은 없다

거저 하나의 자상함이고 배려라고

늘 익숙하게 받아들여졌던 일과였으니 ...

나는 이말을 하면서 예전의 아버지가 좋고

지금의 아빠는 싫다는 것이 아니다

뭔지 모르게 이율배반적인 것이 아버지와 아빠라는 존재다

뭐라고 꼭 고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아버지의 자리가 점점 좁아져

이제는 낑겨야하는 시대가 온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늘 폐하로 모시고 있노라는 나도

신랑이 저녁을 먹고 늦는 것을 좋아하고

잠시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이 드는 것

다시 말해서 전에 말했듯 간격을 가지고

서로의 시간을 갖는 것을 오히려 좋아하는 편이니 ....

무슨 말을 할 자격이 있단 말인가



맞벌이를 5년이나 하고 간신히 집을 마련했으나

집을 위한 대출금을 붓기가 빠듯하여

나도 다시 일을 하러 나서겠다고

긴급제안을 내어 놓았다가

신랑에게 툇짜를 맞았던 기억이 새롭다

나는 더 이상 나를 나태와 그런 생활의 안주에서

방치 할수 없다고 생각 하고 .. 재 취업을 의뢰하자 ..

신랑은 이제 ,,,,어떤 것에 길들여졌는지 ...

절대 노우 싸인을 내어 놓고

필사적으로 나의 재취업을 만류 하는 것이었다 ...

"당신이 돈을 벌러 나서면 ..

나는 지금 부터 단돈 십원도 내어 놓을 수가 없다

우리 마누라가 돈을 그렇게? 잘 번다는 것을 인정하고 .."

그때 나는 너무도 흥분하고 울면서 나의 주체적 일의 중요성에 대해

몇날 며칠을 이야기 했다

그리고 그 하소연을 들은

독일에서 유학 하던 나의 친구는

엄청난 반격을 가하며

다음과 같은 편지를 득달같이 휘갈겨 날려 보냈다 ..


<너의 고민에 난 정말 아무런 도움을 줄 수 가 없구나

네가 듣지도 않을꺼고...

우리 남편은 나를 보고 '여성해방 운동가'같은 게 되었다고

불평을 털어 놓고는 하는데 이런 나의 모습이 독일 생활에서

겪은 변화라면 아마도 가장 큰 변화 일꺼다.그렇다고 내가 정말

'여성 해방 운동가'가 되어 펄펄 뛰어 다닐 것도 아니고 .

이렇게 저렇게 살다보니 自生的으로 내 의식속에 태어나서 자란

체험으로 터득된 나의 논리가 생긴 것뿐이야

남자들이 얼마나 우리 한국 가정에서 잘못된 교육으로

키워져 왔는지 절감 했고 절감 했다.남자들이 그런 교육 (가부장적.

위엄적, 권위주의적 등 등)을 받아 왔고 또 그런 남자들이

지배하는 우리 사회가 모순 덩어리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야

비리 모순 ...다 어디서 키워진 싹인지 알만 하단다...

노동자의 권위는 되돌려주자고 외치는 남자들도 자기 '여자'의

문제에 들어가면 가장 비 합리적이고 비 논리적인 태도를 취한다

<여자는 인간이기 이전에 여자라고 >

사고방식이 그렇게 비합리적인데, 어떻게 합리적인 사회를 만들겠니?

네 남편 되시는 분의 논리도 "돈은 충분히는 아니라도 부족하지

않게 벌어 오고 생활도 안정되는 데 다 늦게 무슨 직업이냐? 라는

논리로 너의 취업을 반대내지 만류 한다면, 그속에 네가 네자신을

다시 찾고 너의 생의 한부분에 바로 '나 ' 라고 하는 '아리'의

한 모습은 가질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데에는 아마 아무런 생각도

없을실꺼다.그냥 여성의 취업을 "돈벌이" 정도로 밖에는 생각치

못하는 남자들의 머리로서는...

네 남편께서는 이 편지 보시며 펄 펄 뛰시면서 " 외국 생활 하더니

외국 놈들 못된 짓거리만 보고 그 지경이 되어서 헛소리 "한다고

하시면서 당장 당장 절교를 강요하실지 모르지만 이것은 외국

물이 아닌 나 자신의 체험이니 다른 견해에 대해 함구하고 싶지도

않고 ,정말 세가지 역할 속에서 부대끼고 부대끼며 얻은 '의식 '

이란다 그런 가운데 나의 모순이라면,힘에 부칠 때마다

"왜 나는 진작 한국 남성상에 맞는 한국 여성상에 머물러

그 속에 안주하지 못하고

이 사서 고생을 하며 발버둥인가?를 외칠 때이다 ...

"모르는 게 약이라는게 적당한 표현 일른지...

이제는 주워 담을 수도 없는 엎지러진 물이지만...>



그리고 많은 이야기를 신랑과 나누었다 ..

그리고 신랑은 나를 강력하게 설득 하고 있었다

그래 한국 사회라는 걸 내세워서

나도 알고 겁까지 났는 지 모른다 ..

아이들은 그야 말로 외가도 친가도

부모님이 안 계셔서 이 아이들을 돌봐줄 그 누구도 없는데 ...

입안의 혀 처럼 도와주던 신랑이

나의 취업을 인정 하지 않고 무어든 잘못된 결과에

나에게 그 책임을 묻는 다면 굳이 우기고 다녀야 할 이유가 넘

약한 건 아닌가

그래 소위 마누라를 내 보내지 않고는 생활 할수 없는

신혼 초와 지금은 정말 다르지 않은가

그때는 어머님 병원비로 예측 할 수 없는 돈을 쏟아 부어야 했구

우리는 그야말로 안정된 둥우리가 아직 마련 되지 못했던

시절이니.....

지금 이 시점에서 과연 어느 것이 옳았는가에 대한

생각을 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나버렸지만 ...

어쩌면 신랑은 무너지는 가장의 권위에 대한 위협감이 느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맞벌이는 아내의 목소리를 크게하고

본의든 아니든 아내를 끈임없이 도와주어야한다 ...


꼭 일때문만은 아니어도

적어도 우리집에서만은

가장의 권위가 상실되고 잃어버려지고 있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신랑은 아침 쓸쓸하게 한마디한다

"요즘의 이 심각한 사태 . 이것을 신모계사회라고 부른다는데 ..."

그래 사공이 너무 많으면 배는 산으로 올라간다는데

누구를 사공으로 내세워야하는지 ..

신모계사회로 들어선 요즘

가끔씩 예전의 그 아버지의 절대권위의

아름다운? 모습이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