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비만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78

10년후의 나의 꿈


BY 들꽃편지 2000-12-26

십년후쯤의 나의 꿈을 얘기하고 싶다.
그때 내 나이는 오십이 넘겠지만 말이다.

집뒤엔 동그마한 산이 있고
집 옆으론 좁은 계곡이 흐르고,
앞 거실창에서 백미터쯤 떨어진 곳엔 넓은 냇물이 있고,
차로 한 시간쯤 가면 바닷가가 있는 곳에
작은집을 마련하고 싶다.

큰집은 싫다.
정원이 넓어야 하니까.
집이 크면 청소하기 힘들어 부담스럽잖아.
뜰엔 온통 들꽃만 심겠다.
울타리는 돌로 쌓거나 통나무로 박거나
울타리없이 가지각색의 나무를 삥둘러 심어야겠다.
봄엔 연한꽃이 피고 가을엔 조롱조롱 열매가 달리는
나무라면 더욱 괜찮겠다.
대문앞에 나무로 만든 편지함을 세워 놓고,
문패를 만들어'들꽃과 편지의 집'이라 써서
편지함 옆에 같이 세워 둬야겠다.

원두막을 만들어 수세미도 올리고 박도 올려야겠다.
통나무로 의자도 만들어 놓고,
누구든 우리집에 오면 통나무의자에 앉아
편안하게 들꽃구경을 할 수 있게 하고 싶다.

집은 창이 넓게 나무로 지으면 좋고
흙으로 빚어도 좋다.
가구도 온통 고가구나 통나무로 해야겠다.
그 곳에 내가 그린 들꽃 그림은 올려 놓고,
전화보다는 편지로 소식을 전하고 싶다.

찻집이 되어도 좋고,
들꽃으로 꾸민집이라도 좋고,
나 혼자 조용히 인생의 끝마무리를 해도 좋겠다.

어쩌면 소박한 꿈일지도 모르지만,
어찌보면 현실에서 어긋난 꿈일지도 모르지만,
난 지금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있다.

들꽃에 관한 책을 보고 있고,
들꽃 그림을 한 송이씩 그리고 있고,
들꽃이름과 들꽃을 많이 접하고 있는 중이다.
대단한건 아니고...
밖에 나가면 들꽃과 나무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관심을 갖고 특징과 이름을 외우고 있다.

어릴적부터 지금까지는 사라져버린 꿈이였지만
이것만은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늘 마음뿐이고,
늘 욕심뿐이였지만
이 꿈만은 온 마음과 몸을 쏟아 욕심을 부려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