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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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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위1 ( 불쾌한 꿈 )


BY 올리비아 2003-04-29

언젠가부터 큰딸애는..
잠을 자기가 무섭다고 한다.

"엄마 나 어젯밤에..가위눌렸어..ㅜㅜ"
"그건말야..다 너가 몸이 허해서 그런거야~
그러니깐 편식하지 말구 밥좀 잘 먹으란말야~"

딸한테 듣는 저 소리.. 벌써 몇번째다.
난 가위눌림 경험을 해본적이 없다.

동생에게서..간혹 주변에서
듣긴 했었지만 가위눌림이라는 말은
일종의 악몽중 악몽이려니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딸아이의 계속되는 가위눌림 얘기는
자꾸만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큰딸애가 전해주는 얘기는
듣기만 하여도 정말 섬뜻했다.

난 애써 대수롭지 않은양 이참에 꾸짖고 싶은 말
기다렸다는듯 대포알쏘듯 딸에게 얘길하고 있었다.

너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렇다는 둥
밥도 잘 안먹고 편식해서 그렇다는 둥
몸과 마음이 허해지면 그런거라는 둥

그러던 어느날도
"엄마~ 나 어제도 가위눌려서 간신히 깨어났어..ㅠㅠ;;"

딸아이는 친구들끼리 가위눌림 얘기를 하면서
경험있는 친구들이 알려준 비방을 그대로 해보았다고 한다.

"어떻게.. 했는데?"
"음..손가락 하나를 피래..그럼 쉽게 깨어날수 있다고 해서
아주 힘들게 손가락하나를 피니까 깨어나더라구"

"ㅎㅎ 뻑큐했네?"
"웅~^^;;"

"귀신도 뻑큐가 욕인줄 아는가보다야..하하"
"엄마 웃을일이 아니라니깐.."

"그러지말고 주먹을 내지그랬어~.."
"왜?"

"주먹이 가위 이기잖아~ ㅋㅋ"

딸아이의 말은 어느정도
납득이 가는 방법인 것도 같았다.

어차피 몸의 일부분만의 움직임으로
꿈이나 가위에서 깨어날수 있는거라면

가위눌려 움직이지 못하는 육중한 몸 애써
몸부림치느니 손가락 하나에 집중해서 깨어난다는게...

그러던 어느날..
나는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이른
봄맞이 대청소를 부지런히 하고 있었다.

이방 저방을 다니며 정리를 하던중
난 큰 결심으로 방위치를 바꾸게 되었다.

잠만 자는 안방의 큰방을 두딸들에게
두동생들이 쓰던 방은 큰딸이..

그래서 결국 우리부부는 큰딸이
쓰던 방을 침실로 쓰기로 했는데
오히려 작은 방을 침실로 꾸미니
더욱 아늑하고 신혼분위기가 나는듯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방에서 난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오전에 애들 모두 학교에 보내고
잠깐 잠이 들었는데 막내가 학교에서
돌아와 내 침대주변을 왔다갔다 하는게 아닌가.

난 속으로 얘가 학교에서 왜 다시 돌아왔지?
준비물 뭐 빠진거라도 있나?
순간 눈을 뜨려니 쉽게 떠지지가 않았다.

이상하다.. 내가 너무 잠에 취했나..
그리 생각하며 힘들게 눈을 떠보니
막내딸은 방안에 있지 않았다.

분명 내가 누워있는 침대옆으로
왔다갔다 했는데..

그 느낌이 너무 생생했기에..

순간..참으로 황당하고 무서웠다.
내가 헛것이라도 봤나..그럴리가..
분명.. 꿈은 아닌것 같았는데..

문득 누군가가 옆에 있는듯한 기분을 떨칠수 없어
자리에 벌떡 일어나 티브를 켜고 창문을 활짝 열었다.

저녁에 남편에게 얘길하니 나보고
꿈을 꾼거라며 애써 무시한다.

큰딸에게 물었다.
"너 요즘도 가위눌리니?"
"아니!"

방위치를 바꾼 딸은 그뒤로
가위눌림이 없었다고 한다.

왠지.. 찝찝했지만 남편말데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던 어느날 또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잠을 자는데 누군가 내 손을 잡는다.
그 느낌이 너무 생생하여 난 남편인줄 알았다.

가만보니 남편은 출근하고 나혼자 자고 있음을..
순간 깜짝 놀라 잠을 깨려니 눈이 떠지질 않았다.

혼자 몸부림을 얼마나 쳤는지..
내가 손을 뿌리치면 칠수록 더 세게 내손을 잡는데

그 힘이 얼마나 세던지 정말 섬?할 정도였다.
'이건 분명 사람의 힘이 아니야'

난 그 순간 딸아이가 해준 말이 생각났다.
"엄마~손가락을 피면 깨지더라구.."

그래 손가락을 피자..
그리곤 손가락을 움직이고자 힘을 주는데..

세상에..손가락 까딱하기가
그리 힘든줄은 그때 알았다.

한마디로 뻐큐를 했는지
안했는지는 기억엔 없지만
그렇게 간신히 일어난 난
정말 불쾌하기가 짝이 없었다.

손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
그 느낌이 어찌나 생생하던지..

큰딸이 이방에서 가위를 그렇게 자주 눌렸다는
말을 떠오르자 순간 혼자 있는게 무서워 죽겠다.

그렇다고 잠자리를 쉽게 바꿔 못자는 난
계속 그방,그 침대,그 자리에서 잘수 밖에 없었다.

그래..생각하지 말자..
늘 그런것 아니니
좀 지내다보면 괜찮아 지겠지뭐..

자꾸 생각하고 신경쓰면 더할것 같아
스스로 별거 아닐거라며 자기체면을 걸고
난 애써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잊으려 했었다.

그래..남편말데로 내가 요즘 허해서 그런가보다.
차라리.. 그렇게 생각하는게 마음이 더 편했다.

그러던 어느날
우리식구들은 대전에 갈일이 생겼다.

둘째딸은 이른시험을 앞둔관계로
혼자 집에 있을수 밖에 없었기에..

우린 그렇게 둘째딸만
집에 혼자 남겨두고 대전으로 내려갔다.



-2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