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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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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와 며느리 6


BY 다람쥐 2000-12-23

오랫만에 크리스마스전전날이라고 부모님 모시고 외식을 했습니다.
요즘 어머님이 하도 바쁘셔서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뵐수 없거든요
이틀전에 미리 어머님께 말씀드렸는데
가려고 전화 드리니 아버님께서 저녁 약속이 있으시다는 거여요
"무슨 약속이요? 이상하네...어머님께서 저녁은 괜찮으시댔는데..."
"집에서 약속 있다..니 엄마랑 나랑 둘이서 저녁 먹는 약속..."
휴...요즘 아버님 덕분에 놀라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크리스마스라 선물이라도 해 드려야 하는데
30일이 아버님 생신이시거든요.너무 가까이 붙어서.....
24일은 일요일이라 거의 하루종일 교회에 계실거고...
제딴에는 그래도 머리를 쓴다고 써서 오늘 날을 잡았는데
선물도 안 사가지고 가서 외식을 하자고 아버님께 여쭈니
"추운데 무슨...요즘 경제도 어려운데...그냥 집에서 먹자."
하시네요..."그래도 크리스마스인데...예수님이 그냥 보내면 서운해 하실지도 모르는데....
매일 그러는 거 아니잖아요...오늘 한번만요...."
하면서 아버님 뒤를 졸졸 따라다녔죠...
그 모습이 우스운지 어머님은 웃기만 하시고...

아버님 그러자고 흔쾌이 대답 안하시고
"아버님 민이가 고기 먹고 싶데요..."하며 손주 핑게 대면 나가실려나 했더니
"엄마 추운데 그냥 집에서 먹자..."
으....도움 안되는 우리 아들....
어머님이 나서셔서 일을 수습해 주셔서 덕분에 외식을 했어요.
오랫만에 머리며 옷에 고기 냄새라는 비싼 향수를 뿌렸지요...

어머님 말씀이 아버님께서 저희 돈 안 쓰게 하시려고 그러셨나보데요..
일년에 이런날이 몇번이나 있다구요..
여지껏 주시기만 하셨는데요..이제 받으실때도 되셨죠...

몇일 있으면 아버님 생신인데 걱정이여요
처음에 형님이 혼자 다 준비 할테니 저더러는 몸만 오래요
대신 내년에 제가 혼자 상을 차려보라시네요
혼자 상 차리는 것도 걱정이지만(요리를 잘 못 하거든요)
어찌 며느리가 되어 빈 손으로 손님처럼 가나요...
그렇게는 못합니다 했더니...그럼 점심상을 차리래요..
저녁상을 형님이 보신다고...

요리보조 내지는 설거지가 제 일이였는데....
일주일 동안 열심히 요리책 찾아서 공부를 해야겠어요...
맘은 음식을 잘해서 깜짝 놀래켜 들이고 싶지만...
제발 드실 수 있는 음식이라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내년에는 기필코 요리학원이라도 다녀서
요리 못한다는 이딱지를 떼 버려야겠어요..

내일이 크리스마스이브인데 올해는 눈이 조금 왔으면 좋겠어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못 본지 너무도 오래되었는데...
즐거운 성탄절 보내세요....
그리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