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를 잡고자..
길가에 늘어진 개나리꽃처럼
허공에다 한손을 내밀며 손짓한다.
언제나 난 습관처럼
택시를 타면 늘 뒷자리를 앉는다.
택시안의 분위기는
기사 아저씨를 보면 금새 느껴진다.
연세가 지그시 들은
수더분한 아저씨서부터
젊은 멋쟁이 아저씨까지..
나이가 많은 아저씨라면
몇마디의 말을 주고받아도 부담이 없지만
때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날 내가 탄 택시는
까만 선그라스가 유독 빛을 발하는
젊은 멋쟁이 아저씨다.
그날역시도 행선지를
말하곤 뒷자리에 앉았다.
택시안으로 들어오자
라디오 스피커소리가
크게 귓전을 울린다.
오랫동안 운전하면
피곤하지않을까..
음악도 너무 크게
들으면 소음일텐데..
걱정스런 마음도 잠시
쩌렁쩌렁한 음악 한곡이 끝나자
라디오에서 사연하나를 읽어준다.
"저는 중년남자입니다..
어쩌구 저쩌구!#@$#%..
저는 아내와 잠자리를 안한지 오래 되었습니다..
헉@@
이..이..이게 왠소리래..
순간 조용한 택시안에서
큰소리로 울려 퍼지는
뜻밖의 사연에 잠시 황당한 나..-_-;
"제가 비정상인가요
제 나이면 부부관계는 몇번을 해야하는지요..
@#$%#..아내는 어쩌구 저쩌구..."
읔~환장하긋네..@,@;
조용한 차안에서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울려퍼지는
사연하나가 괜시리 멋적어
차밖의 높은 건물들을
괜시리 올려보고 째려보고..
뒤 돌아보고..-.ㅡ++
볼륨소리라도 작으면 또 몰라..
아띠..신호는 또 왜케 긴지
차가 달리기라도 하면 좀 나으련만
신호대기에 한참을 서서
기사아저씨와 함께 차안에서 단둘이
라디오의 묘한 사연을 듣자하니
거 아무리 아줌마래도 머쓱해 죽겠다.
그렇게 난 잠시 애써
아무렇지않은듯 창밖을 보면서
빨리 사연이 끝마치고
음악이 흐르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음악은 커녕 아예 작정한듯
진행자와 성에 대한 박사인지
누군가가 나와서는
성을 주제로 이야기마당을 펼친다..(미티겠넹^^;)
"성관계는 개인차가 있구요
날마다 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그렇지않은 사람도 많구요..
..어쩌구 저쩌구...횟수가 중요한게 아니구요..@#$%# "
환장하긋다....-,-
노사연인지 노사봉인지 집요하게 되묻는다
"그래도 평균 일주일에 몇번을 해야 정상적인가요?"
"평균적으로는 30대는 주로 일주일에 서너번
40대는는 일주일에 한두번.."
"어머머 그케 자주해요??"
노사연이 깜짝 놀라며 되묻는다.
(웃겨죽겠다..^^;)
"그리고 오육십대는 그절반이겠죠?"
"어머머..절반이면.. 일주일에 한번요?"
노사연이 또 놀랜다..
(미치겠네증말..^^;)
"다 그런건 아니구요 한달에 한번하시는 분도 계시구..어쩌구..@$#"
갈수록.. 태산이다..-_-+
"성관계는 횟수가 중요한게 아니구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어쩌구 저쩌구....
그리고..성이란..#@$#....^^;;
휴~~
나 그날 졸지에
택시안에서 성교육 들었다.
그렇게 택시안에서
긴 시간을 보내긴
아마 처음이리라..*.*;
사연을 다듣고 음악이 흐르자
그제서야 행선지에 도착한 나..
요금을 보니 3700원이 나왔다.
택시요금 4000원을
아저씨께 건네고는
몇백원 남은 거스름돈
애써 안받고 나 폼나게 내렸다..-.-;;
짠순이 아줌마인 나..
자판기에 동전 하나만 먹어도
초인간적인 힘으로 자판기를 두드리던 내가
왜 거스름돈을 안받고 그냥 내렸냐구요?
아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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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