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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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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통때 끝난 여자


BY 임진희 2000-10-09

그녀는 일명 재동이라고도 불리운다.하도 웃기는 말을 잘하고 나

서기가 그녀의 임무라도 되는듯 여기 저기 돌아 다니며 온갖 것

을 상관 한다.그러나 술이 한잔 들어 가면 그때 부터 자신의 모

든것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회식 자리에서는 좌중을 휘어 잡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듯 아직 분위기가 무르 익지도 않았

는데 느닷없이 목청을 돋구어 { 가을엔 떠 나지 말아요 차라리

하얀 겨울에 떠나요} 최백호의 노래를 최백호 보다 더 감정을 실

어 눈을 감고 부른다.너무 애절 하게 불러서 웃다가도 웃음을 멈

추게 한다.노래가 끝나면 갑자기 혼자서 맥주를 잔에 따르며 한

모금 마시고 여러분 지부지처가 뭔지 아는사람? 하고 묻는다.아

무도 대답을 하지 않으면 이렇게 지가 부어서 지가 처먹는게 지

부지처 라고 가르쳐 준다.어디서 들었는지 온갖 이야기를 다 들

려 주지만 웃음뒤에 가려진 어떤 쓸쓸함이 느껴졌다.목욕탕에서

아줌마들을 본 소감을 이야기 하기도 하고 한 아줌마를 향해서

그동안 묻고 싶은 이야기였던듯 당신은 별로 이쁘지도 않은데 무

슨 재주로 그렇게 남편의 사랑을 받느냐고 한마디 했다.그말을

듣는 아줌마는 언제나 남편손을 꼭 잡고 다녀서 모른는 사람이

없었다.사십대를 넘긴 나이인데 주차장에서 오분거리인데도 몇년

간 손을 잡지 않고 걸어 오는것을 단 한번도 보지 못했다.언제나

두손은 꼭 붙잡은체 였다.쑥스러운 아줌마는 웃음으로 대답을 대

신 했다.그러나 우리의 일명 나서기 아줌마는 놓아주지 않았다

가만이 보면 무슨 특별한재주가 있는것 같다며 짖궂게 눈동자를

아래 쪽으로 굴렸다.모여 있는 아줌마들은 무조건 깔깔대고 신이

난 나서기 아줌마는 야, 나는 말야 박통때 끝난 여자야,듣고 있

는 사람들은 박통때 무슨일을 벌여서 잘못 되기라도 한줄알고 모

두 시선을 집중 하면 ,우리 남편이 당뇨가 있어서 나는 이미 박

통때 부부 관계가 끝났다는 얘기를 무슨 거창한 일이라도 되는것

처럼 말해서 또 한번 웃지 않을수 없었다.욕구 불만이였다.너무

심해서 괴롭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해소 할수 없는 욕망이 그

녀의 입을 통해서 분출되고 있었다.눈동자도 이상한것 같았다.

자신은 힘이 남으면 안된다고 거창한 재스쳐를 동반해 노래를 불

러 재꼈다.나이들면 그런것이 무슨 문제가 될것인가 하고 다소

못마땅 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당사자에게는 정말 힘드는 모양

이였다.그런말도 그냥 하지 않고 굳이 박통을 들먹거리는 그녀

의 재담속에 남에게 다 말할수 없는 그녀 만의 괴로움이 있는것

같았다.전직이 의심스러울 만큼 별스런 행동을 하지만 실은 그녀

는 교육도 제대로 받았고 직장 생활도 할만큼 한 사람이였다.작

달막한 키에 어디서 그런 에너지가 솟아 나는지 이것 저것 못하

는것이 없다.남편은 컴퓨터에만 매달려서 그녀 혼자 골프도 치러

다니고 이것 저것 손 대지 않은것이 없다.그렇게 스트레스를 풀

고 있는 모양이였다.홀로사는 사람도 많은데 그러면 그분들은 어

떻게 사는지 모를일이였다.삶에 지친 사람들은 배부른 소리 한다

고 그녀를 못마땅 하게 여길지도 모르지만 당사자가 힘들다니 어

떻게 하겠는가 .달리 해결책도 없을것 같아 농담으로 받아 넘겼

지만 왠지 씁쓸한 기분이였다.옛날부터 빵만으로는 살수 없다는

말이 있지만 나이들면 초월 할수도 있어야겠다고 생각 되기도 했

다.똑 같은 경우라도 사람에 따라서 발산 하는 방법이 다를것 같

다.꼭 그렇게 해야만 하는지 좀 이해가 되지 않았다.박통때 끝난

아줌마가 빨리 마음이 안정되기를 바랄수 밖에 없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