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아줌마 사이트를 알게 된건 언제인지 모른다
그치만 이곳을 자주 찾게 된건 아마도 그일 이후이지 싶다
난 항상 누구에게나 나의 못난 모습, 부끄러운 모습은
참 보이기 싫어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잘나지도 못했으면서 잘 난척
배우지도 못했으면서 아는척
가진것도 없으면서 가진척
온갖 척척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그 일이 있은 후
가증되이 이중으로 살지말아야지 하면서도
더러운 습관이라 쉽게 나를 내놓지 못했다
그 일 이후 자주 들르는 이 곳에
가끔씩 글을 올릴때에도
내가 보이지 않는다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인양 이런 저런 이름으로
글을 올리기도 했었다
이 곳에 와 시름을 걷고 웃기도 하고
같이 화를 내기도 하였다
버얼~써부터 나의 뒷모습 그림자를 누구에게라도 드러내놓고 싶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부터 이곳에서 나를 벗겨내고 싶다
진짜인 나를,볼품없는 나를 감싸고 있는 나의 두꺼운 옷을..
난 아직도 마을엘 나가지 못하고 있다
아는 사람을 만나는게 아직은 싫다
그 일 이후 난
무슨 일에든 조금 자신이 없다
그러나 그것을 난 고마워한다
지난날엔 너무 자신이 있었으니까
난
나 자신의 삶이 참 행복했었다
물론 지금도 '그래도 난 행복하구나..'라고 생각하지만
하나님을 섬기고
누구보다 나에게 잘해주는 번듯한 남편에
착한 아들 딸에
시골이지만 정원이 아름다운 넓은 집에
경제적 어려움은 많았으나
행복함에는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내가 너무 행복해했나보다
내가 감사하며 살아온것이 도리어 사람과 하나님앞에
무척이나 교만했었나보다
아니
그 행복함은 교만함이 꽉 찬 행복이었으리라
지나온 이 봄에
하나님은
나에게서
예쁜 딸을 데려 가셨다
학교에 갔다오겠다며 간 아이가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그대로 가 버렸다
4학년짜리 남동생은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소리내어 울지도 못하던 나를
등을 톡 톡 두드리며 안고서
"엄마 누난 천사였어
그래서 잠시 우리집에 왔다 간거야"
딸이 사고 나는 날
누군가 새벽꿈에 나의 딸이 천사와 함께 하늘로 올라 가더라고 한다
'자식 잡아 먹은 년'
이것이 나의 모습이다
시장을 보는 것도 차를 끌고 딴동네엘 가고 있다
거기서 어쩌다 아는 이를 만날까 전전긍긍해하며..
나와 잘은 모르지만
안면이 있는 이들은 그들끼리 뭐라뭐라 말하면서 힐끔거리기도 한다
그럴때마다 난 어디라도 숨고 싶어한다
그치만
그건
아직도 내가 깨어지지 못하고 있음이니..
난 낮아지고 싶다고 늘 말했었지만
정작 낮아져야 할때는 가장 높아 있었다
내가 스스로 너무 높아 있었기 때문이리라
비록 사이버 공간이지만
조금은 후련하다
이 글을 읽는 이들 중엔 '얼마나 악했으면 그런일이..'라고
손가락질하기도 하겠지만
그 손가락질을 나는 당연히 받아야 하리라
어쩌면
이 글을 읽고 혹이라도 내가 누구인지 아는 이도 있겠지..
앞으로
나의 가면이 이곳에서
조금씩 조금씩 벗겨졌으면 좋겠다
정말로 조금씩 낮아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또한 나의 딸아이처럼
그 곳에 갈 수 있는 자격자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