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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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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석 날에...


BY wynyungsoo 2001-08-25

칠석을 맞아 아침일찍 산사를 찾았다.

산사 입구를 들어서니 싱그러운 공기와 경내에서 울려퍼지는 자비의 불경음율이 쩌렁쩌렁 산사의 정막을 깨고 있었다.

경내의 실록들은 유난히 반짝이며 투명한 색채로 불자들의 방문을 환영하는듯 해 정겹게 다가왔다.

웅장하고 경건함이 자욱히 깔린 경내에 들어서니 매 캐 한 향 내음이 번뇌의 내심을 차분하게 다독여 주었다.

청정수를 올리고 촛불고 밝히고 향을 피우고, 부처님을 향해 큰 절로 방문을 아뢰었다.

이런저런 집안의 잡다한 일상들에 복잡함을 아뢰고, 고해성사로 반성을 하고나니 한결 내심에 무게를 덜수 있었다.

삼배 칠배로 내심을 비우고 아뢰는데...
목이메이고 한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왜 일까?...

상념에 잠겨본다. 우울증이 유죄?? 아님! 계절 탓일까?...

뭐 꼭 집어낼 대상도 떠오르지 않고...
그냥 울컥울컥...앞섶을 흥건하게...절실 때가 종종...아주~ 자주...

절을 올리며 눈물을 펑펑 쏟고나니...한 숨이 깊게 쉬어지며 심신이 새털 같은 느낌으로 날아오를 것 같았다.

불심이 깊지도 못 함에도...아쉬울 때면 찾아드는 못난 불자를 편안하게 포용해주심도 송구한데, 무한 한 자비의 빛을 주심에......,

불공을 마치고 산사를 내려오면서, 풀 섶에 함초로히 핀 들 꽃의 미소에 잠깐 발길을 멈추고 난, "싸이코" 환자인 냥 중얼중얼...

갈 바람에 조용히 흔들이는 들 꽃과 시선을 맞추고는 무언의 대화로...

"이봐요!! 그대도, 그대도 나처럼 괜시리 마음이 아파오나요? 하고, 해맑은 노란 들 꽃 미소에 입 맞춤을 보내고, 눈 인사로 이별을 고하곤 총총...

...산사를 뒤로하고 대로 로 들어섰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