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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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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자 이야기(6)


BY 도요새 2001-08-25

요즘 우리나라에서
그리고 아줌마들 사이에서
동창회라는 미명아래
남녀가 함께 어울리는 일이 유행인 것 같습니다.
애인없는 여자가 없다느니
그런 말 많이 들어보셨지요?
저는 이러다가 우리나라가
여자들때문에 망하는 게 아닌가 심히 걱정하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된 게 드라마고 광고고 간에
여자가 남자를 차고 때리고....
그런데서 여자들이 대리만족을 느낀다면서요?
몇해 전
숨어서 남편뒤를 좇는 T.V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갖은 유혹을 물리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까지를 그렸던가요?
잘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만
집에 돌아 온 남편이
시험하느라 일부러 만든 아주 짠 음식을
아무 말도 못하고 억지로 넘기곤
와이프가 자리를 뜬 새
물컵의 물을 벌컥벌컥 마시던 장면이 기억납니다.
짠 걸 짜다고 하면.....
야단맞나 봅니다.


잠이 안 온다고 남편을 깨워 재미있게 해 달라니까
자다말고 일어나 춤을 추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여자는 회심의 미소를 띄우며
자랑스레 그런 남편을 바라보고 있었지요.
어떠냐,내 남편 말 잘 듣지?하고요.
어이가 없었습니다.
다음 날 일터로 나가야 할 사람들 아닙니까?
그것이 사랑의 척도인냥 착각하고
집집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다음 날 일터에 나간 남자들의 생산성이 떨어질 건 자명한 이치지요.

오늘 얘기가 다른 데로 흐르는 감이 있습니다만
말 나온 김에 하고 싶습니다.
한 번은 래듸오를 틀었더니
한 젊은여자가 보내 온 편지를 읽는 중이었습니다.
아이를 기르느라 피곤해서 아침밥을 못해 주는데
남편이 그 걸 뭐라고 한다나,어쩐다나 하는 편지였습니다.
사연은 잊었고 느낌만 남아있습니다만
동조를 구하는 듯한 내용이었습니다.
남자진행자가 어이가 없어서 그 여자와 통화를하며
(편지를 읽은 후 편지를 보낸 주인공과 전화통화를 하더군요)
남편이 나간 후 본인은 아침밥을 먹을 거 아니냐니까 그렇다더군요.
그럼 남편에게 미안한 생각 안 드냐니까
머뭇거리며
미안하긴 하지만 힘들어서 못해 준답니다.
진행자가 아침 못먹고 나오면 얼마나 힘들고 배고픈지 모른다며
앞으론 해 주겠다고 방송에서 약속하라니까
"자기야,미안 해.
지금은 너무 더우니까 찬바람 불면 아침 해 줄께."하더라구요.

그 날 저
하루종일 흥분했었습니다.
도대체 여자들이 왜 이러나 모르겠습니다.
조그만 나라라 그런지 별 게 다 유행을 합니다.
옷차림이나 헤어스타일 같은 거야 누가 뭐랍니까.
남자친구나 애인 만드는 것도 유행이고
성형수술도 유행이고
남편을 종처럼 부리는 것도 유행이라
그렇치 못한 아내는
상대적으로 불행한 것처럼 느끼니 정말 기가 찹니다.

대중목욕탕엘 가면 또 얼마나 열이 나는 지 모릅니다.
아이에게 놀고 있으라고 샤워를 틀어 손에 쥐어주고
사우나로 들어가 한참을 나오지 않는 엄마도 있습니다.
물을 틀어놓고
그 밑에서 한없이 수건에 비누칠을 하는 여자도 있고요.
물은 물대로,비누는 비누대로 손핸데 말입니다.
오염은 생각도 않고
오일이며 우유며 안 바르는 사람이 드뭅니다.
또....
아이고,그만 해야지 흥분해서 오늘 하루를 망치지 싶습니다.

민애는 아주 착실한 가정주부입니다.
그렇게 띄어난 외모를 갖춘 것도 아닙니다.
아주아주 평범한 그냥 보통 주부입니다.
그런데 한 순간에
첫사랑이자 짝사랑이었던 남자를 만나
불륜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여자가 바람이 나면
아이가 잡은 저고리고름을 끊고 나간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민애를 보며
옛말 그른 데 하나 없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성수는 이제 미국에,가족에게 돌아갔고
민애는 그래도 그가 자기를 사랑은 했을 거라고
사랑하지 않으면서 그럴 사람은 아니라고
끊임없이 제게서 확인을 받고 싶어 합니다.

젊은 날의 아름다운 무지개빛 추억은 사라졌습니다.
추악하게 느껴지는 이 현실도
이 담에 더 나이를 먹으면
아름다웠던 시간으로 기억될까요?
아니요,
그럴 것 같지 않습니다.

오늘도 민애를 만납니다.
점심을 같이 먹을겁니다.
아마도 우리는 여러가지 사건을 나누며
이렇게 함께 늙어 가겠지요.
더 이상의 사건은 없었으면 합니다.
아내로,엄마로,
조용히 늙고 싶습니다.
그것이 가장 보람된 나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애도
이제는 그 걸 깨달았겠지요.

이렇게 맺어 볼까요?
우리는 오십에 바다를 보았다고요.
무슨 뜻이냐고요?
느끼는 사람 맘대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