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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비에 젖은 바다를 보신적이 있으신지요?


BY 후리우먼 2000-05-29

비에 젖은 바다를 보신적이 있으신지요?
[단상]비에 젖은 바다를 보신적이 있으신지요?




당신께선...혹..

비를 맞고 서 있는 바다를 보신적이 있으신지요?
그럼 비에 흠뻑 젖은 바다는 보신적은 있으신가요?
종일토록 비를 맞아 비에 불어서 퉁퉁 부은 바다는 혹 못보셨나요?
그비로 인해 바다엔 온통 물로 가득 차 버려 넘칠 듯이 출렁이는 위태로운
바다의 모습은 혹 보셨는지요?

당신께선 하늘의 물줄기가 바다로 이어질 때의 그림을 연상할 수는 있으신지요?
.............

집 근처엔 공원이 있고 그 공원은 언제나 바다를 끼고 있습니다.
난 버릇처럼 나의 그 자리로 즐겨 가지요.
왜 가느냐고 묻는다면....글쎄요.??
아마 바다가 보고 싶어 간다 하겠지요.

오늘은 물이 얼마다 불어나 있는지?
어떤 색을 하고 있는지?

푸른색을 띠는 날이 있는가 하면...초록 빛을 띠기도 하고...
그리고 어느날은 사정없이 숯검댕처럼 검게 변해 버리는 날도 있어요.
또 어떤 날은 정성껏 화장한 아가씨의 얼굴 마냥 뽀얗기도하고...
어느날은 립스틱조차 바르지 않는 버얼건 맨 얼굴의 아줌마처럼 마구 출렁거리기만
할 때도 있답니다.

여기로 이사오고 나서 그 다양한 모습의 바다를 관찰하는 일은
어느덧 나에게 있어 빼놓을 수없는 즐거움이 되었지요.

드디어 바다와 하늘이 닿는 곳에 까만 점 하나 찍히고...그 점이 점점 커지고
짙어지면...바다는 신이난 듯 더 출렁거리지요.
작았던 그 점이 어느덧 커다란 물건이 되어 내게로 다가오면
출렁거리던 바다도 잠시 숨을 죽이고....커다란 굉음만이
시공(時空)을 사로잡습니다.

그것이 형채를 드러내며 내 머리위를 살그머니 날 즈음
비로소 난 비행기란 물건의 그 허연 속살을 보고야 맙니다.
아주 수줍은 듯 낮게 나는 그것의 속은 허연 허벅지를 내놓은 아낙네의
그것이었어요.

그때의 느낌은 진정 표현키 어렵습니다.
굳이 하자면... 어떤 불륜을 목격해 버린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 간만에 내린 비를 보고 주절 주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