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강력범죄와 아동 성범죄자들의 처벌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90

욕망은 삶의 괴로움인가? 원동력인가?


BY mangajii 2000-09-18

요즘 현각스님의 '만행(萬行)'을 읽고 있다.

스님의 글에 무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옮기자면
"무위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갈망하지 않는 것이다. 싸우지도 않는 것이다.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원하지 않는 것이다." 라고 적혀있다.

나는 불의의 사고를 겪은 뒤 삶을 바라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다.
그리도 나를 괴롭히던 삶에 대한 욕망이나 집착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깨달았기 때문에 그런 것에서 많이 벗어날 수 있었다.
그야말로 더 이상 원하는 것도 집착하는 것도 많이 사라졌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마음은 편한데 삶에 대한 열망은 없어졌다는 것이다.
물론 스님처럼 완전한 무위의 경지에 다다르지 않았으니 그렇기도 하겠지만, 삶에 대해 약간 맥빠진 느낌이랄까?

스님의 글에 이런 귀절이 있다.
"스님이 되기 전 내 삶은 항상 무엇인가를 좇는 삶이었다. 명예를 좇고, 지위를 좇고, 욕망을 좇고, 돈을 좇고, 직장 상사를 좇고, 부모님과 선생님의 생각을 좇고, 친구들의 뜻을 좇고, 기회를 좇고...... 끝없이 좇고 좇고 또 좇는 삶이었다."

그렇다.
우리의 삶은 끝없이 좇고 좇는 것이리라.
그러나 그것이 삶의 원동력이 되는 것은 아닐까?
더 나은 생활을 위해 우리는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는 것은 아닐까?

단지 욕망을 좇는 것에 너무 집착해서 자신의 본래의 모습을 잃는 것이 문제이지, 삶에 대한 욕망은 지나치지만 않으면 우리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스님처럼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버리고 오로지 자신의 참모습을 찾아 정진하는 모습은 존경스럽지만, 우리같은 보통 사람은 자신의 욕망을 다 버리는 것보다 적당히 절제하며 살아가는 것이 더 행복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