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등 떼밀어 준 것도 아닌데 한해,두해, 보낸것이 중년의
자리로 자리매김 하게 되고 아직은 젊은 청춘이려니 하며
마음만 앞서서 예전처럼 설치고 훔치고 나 아니면 누가 하리
싶어 도맡아 깡그리 헤집고,치우고, 볶고,지지고,그렇게
명절 한번 쇠고 나니 남은것은 훈장처럼 붙여진 감기몸살에
위염이란다
병원문턱은 애 낳을때 산부인과 출입외엔 없었던 몸 이라
웬만한 감기쯤은 약방문 두드려 조제약 하루분 지어 쌍화차
한잔이면 똑 떨어졌고 위는 돌멩이라도 삭여낼 만큼 튼튼했으므로
위 만큼은 자신있어 했는데 무슨 연유인지 위염이 생겼다는
의사선생님의 진찰 결과에 아연해질수 밖에
금기식품을 말씀하시더니 기호품으로 하루 네,댓잔씩 들이 마시던
커피를 끊어야 된다는 말씀엔 "에구구" 소리가 절로 나왔다
첫날 병원에 다녀와서는 약도 시간 맞춰 먹고 커피도 갑자기
끊을수 없어 엷게 타서 마시다가 하루분 약을 먹은 후 부터는
정상적인 식생활도 하고 커피도 좀 진하게 타서 두잔 줄여
마셨다. 갑자기 환자가 되어버린 듯 해서 반발심리로다 탈난
위장 생각은 안하고 그랬더니 이 넘이 난리를 치고 몸살에
편도염 까지 동반하여 이번엔 완전 KO 시킬셈인 모양이다
간밤 팔,다리가 왼통 쑤셔대고 고열까지 겹치더니 오늘 아침
또 병원 문턱을 밟고 말았다
의사선생님께서 "커피를 끊어셨나요?" 하시길래
"조금 줄였는데요" 했더니 매정스럽게 "위 에는 절대 안 좋습니다
딱 끊어셔야 합니다" 하셨다
집에와서 약 먹기전에 습관적으로 커피물을 가스에 올려 놓고
잔을 집다가 말고 순간 갈등을 했다
"조금만 먹어볼까, 한잔 쯤이야,엷게 타서 물처럼 마셔볼까"
마음을 정하지 못해 허둥대다가 가스불 부터 끄고 냉수 한 컵을
마셨다
건강이 우선이니 그럴수 밖에 없었다
젊다면 치기라도 부릴테지만 이젠 흰머리가 듬성대는 중년이므로
치기도,오기도, 이젠 스스로 죽여야만 한다
결혼해서 시집에 오니 시어머니 연세가 지금의 내 연배였었다
봄에 한철, 가을에 한철, 보약을 드시고도 사이사이 좋은 약재로
물을 다려서 냉장고에 보관해서 잡수시는걸 보고 웬 약을 그렇게
잡수시는가 의아했었는데 건강은 젊을때 지켜야 하고 건강할때
보강을 해야함을 요즘와서야 깨닫게 되었다
날씨도 많이 선선해지고 , 올해는 나도 약 한재 마련해서
두 눈 딱 감고 먹어야겠다
좀더 나이들어 골골대는 것 보담은 보약에라도 의지해서
건강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