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라~ 이게뭐유? "
앉은뱅이 식탁위에 쇼핑백이 보여 무심코 열어보니 웬 말린 버섯들이 제법 담겨있다.
" 아~ 예. 말린버섯들이예요 "
" 알아 나도 표고버섯하고... 이거 말이유 "
영지버섯 말린것을 바짝 시동생의 코 앞으로 들이민다.
막내시동생이 새로운 전세집을 얻어 이사를 했기에
몇가지의 세제들을 사갖고 인사차 들린중이었다.
싱크대에 몸을 숙이고 저녁준비를 하던 동서도 우리쪽으로 고개를 돌려
" 예 형님, 그거 영지예요. 애 아빠가 논산있는데 산에 올라갔다가 따온거예요 "
맞장구를 친다.
" 이거 나줘 "
" 뭐하게요? 형수 먹게요? "
" 아니, 형주게... "
바라보는 시동생의 눈빛에 한심스러움이 보이는듯 하다.
" 응? 나주라 "
" ..... "
한참을 시동생은 말이없다.
내가 갖 시집을 왔을때 막내시동생은 중학교에 막 입학을 했을때여서인지
다른시동생들보다 이무로와 말도 때론 반말이다.
고등학교 삼년을 내리 밑반찬을 해주고 학교를 졸업해서는 다달이
적은 액수이지만 일년여의 용돈을 시골집으로 부쳐주고 했던 시동생이
벌써 두아이의 아빠고 어영부영 사십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 있어도
내 눈에는 항상 중학교 그 어린모습만이 기억된다.
" 서방님아~아 "
" 형수! "
" 왜? "
" 형수 바보아녜요? 형수는 형이 밉지도 않아요? "
"ㅎㅎㅎㅎ "
" 뭐 이쁘다고 영지를 달여준대요. 형수가 먹는다면 또 몰라도... "
" 걍 줘. 형... 불쌍하잔아. 몸도 아픈거 같던데 "
" 갖고가는건 얼마던지 갖고가요. 가서 끓여를주던 볶아를주던...
뭐 이쁘다고 영지야 영지가... "
끝말은 혼자소리라는거 안다.
또한 형에대한 미움보다는 형수에대한 미안함에 고연히 투덜거린다는것도 안다.
하지만 한편으로야 제 피붙이인데 왜 안주고 싶겠는가?
외면하며 담배연기만을 허공으로 내뿜는 시동생에게 고맙다는 인사를하고
주섬주섬 여러가지의 말린버섯속에서 영지라는 보물을 찾아 담는다.
스텐으로된 주전자에 삶아버리면 쉽고편한것을...
옥상으로 올라가니 약탕관이 먼지속에 묻혀있다.
세제로 밖밖문지른뒤 한가득 물을 담아 더러움을 울쿼낸다.
집에있던 대추를 넣고 뭉근한 불에 약탕관을 올려놓는다.
집안 하나가득...
버섯과 대추향이 퍼질때쯤...
난 인터넷을 켜고.
사이버 친구에게 멜을쓴다.
나 서방님 영지 달이고 있다.
나 여쁘지?
?대한 약하게 해 놓은 불이기에 마음놓고 은행과 병원 볼일을 보고.
가스렌지위를 보니 물의 양과 색깔이 웬만큼은 진하게 우려져 나왔기에
초벌물을 따라 싱크대위에서 식히우며 다시 재탕을 하기위해
수도꼭지를 튼다.
인터넷을 다시켜고...
멜을 확인하니 그 친구에게 벌써 답장이 와 있다.
바~아보....
진짜는 언니먹고 재탕물만 아저씨주라한다.
피식~
웃음이 나온다.
미움은...잠깐이었나보다.
치가 떨리고 살이떨리도록 미웁고 원망스러웠었는데...
다시 돌아와 다시 부부로, 아빠로 살아가니
벌써 난 그 아픔들을 잊은건가?
정말난 푼수고 창알머리 없는여자인가?
맛난거 있으면 먹이고 싶고
고운거 있으면 입히고 싶고....
좋은거라면 해 주고 싶으니....
정말, 나 바보 맞는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