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내 전화기 만졌어?
짜증나~~~
고3짜리 딸아이가 저녁에 들어오자 마자 하는 소리다.
식목일인 오늘도 딸아이는 등교했었고
의심많은(?)엄마는
혹시나 학교간다하고
딴길로 샜을까 연락을 시도해보고 오래 울려도 받지않는 교무실전화에 의혹은 커져만가고...
책상위에 두고간 딸아이 전화기를 살펴보면
혹 친구들 전화번호가 등록되어 있지않을까 싶어
이리저리 뒤져보고 눌러보고...
그러다 그만,
이도저도 할수 없는 상태를 만들어 논 것이다.
중3때,
몇달을 졸라대는 조카가 안스럽다며
즈이 이모가 마련해준 핸드폰.
시도 때도 없이 폰에 매달려
문자를 보내는 아이가 밉살스러워
몇번의 공갈과 협박뒤에
집어던져 외관을 망가뜨린 파괴적인 엄마인 나!
딸아이는 배터리고정을 위해 고무줄을 동여매 사용하더니
얼마 후엔
무전기 수준이라 창피하다며
버스안에선 오는 전화도 안 받는 눈치였다.
어느날엔
온 방안에 메니큐어 냄새를 진동시키며
외관을 핑크로 칠해놓기도하고...
굳세게 마음 흔들리지않고
그 모습 지켜보지만 속마음이야 어찌 편할 수 있었겠는가?
어쩌랴.
지가 수학과외 시켜달라기에 일주일에 두번오는 과외까지 시켜줬으면
나도 할 도리 다 한거 아닌가?
수입의 대부분이 저한테 들어가는것과
남처럼 가족구성도가 정석으로 된 집이 아닌건 지도 잘 아는 일 아닌가?
안 그래도
며칠전 부터 인터넷 뒤지면서
폰을 ?어보는 중이었고
그나마 제일 싼 폰으로 구입의뢰해 놓은 상태였는데...
기쁜일로 크게 놀래켜 줄 심산으로
아이한테는 건네주는 순간까지 알리지 않기로 혼자 작정을 했었고...
그런데
이놈이 깊은(?) 엄마의 속도 모르고
초를 치는 거다.
이틀만 참으면 폰이 도착하기로 되어있었는데...
엄마의 지갑은 화수분 인줄 아나보다.
18세의 나이에도
끈기있게 조르기만하면 뭐든 되는 줄 아는가 보다.
아마도
나는
전생에 딸아이에게 무지 큰 빚을 진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