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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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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그리 살고 싶어집니다.....


BY 쟈스민 2001-08-22

세상은 참으로 여러가지 모양을 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무대인 것 같습니다.

어떤이는 이런 옷을 입고, 또 어떤이는 저런 옷을 입고
어떤이는 좋은 마음만 담고, 또 어떤이는 안 좋은 마음만 담고서
그리 살아갑니다.

사람들의 마음은 참 다 알수가 없는 가 봅니다.

더없이 상냥하고, 예의바르고 그래서 한없이 친근함이 느껴져
자꾸 다가서서 친구가 됩니다.

그런데 자신의 가장 깊은 속내까지 다 꺼내어 말할 수 있다고
생각되어 나는 그리하였는데......

어느날 이유 없는 화살이 되어 자신의 뒤통수를 두드릴때가
살다보면 있는 것 같습니다.

너나 없이 자신의 안일을 위하여 때론 가식적인 웃음을 흘리기도
하는 서글픈 게 세상살이라는 것 쯤은 이제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음에도
난 왜 그리 그런게 잘 되지 않고 있는 건지요?

동전은 양면이 분명 다르지만
사람은 겉과 속이 같다면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감히 말할수
있지 싶습니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거라지만
전 그냥 사람에게는 선이 전부라고 그리 믿고서
세상을 살고 싶은 사람입니다.

바보가 때론 행복할 수도 있는 세상이니까요.

아무리 모든 사람들이 아니라고 해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일엔 끝까지 자신을 굽히지
않을 줄 아는 소신은

분명 정치판에서나 필요한 건 아니지 싶습니다.

살아가는 일의 어려움은 늘 사람들에게서 느끼게 됩니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처럼 세상살이에서 어려운 건 없는 듯
합니다.

세상 만사가 모두 내 마음 같지 않을 때가
자주 생겨난다는 건 내게 또 다른 삶의 무게로
다가옵니다.

자신이 아무리 좋은 친구로 믿고 있어도 받아들이는 측에서
자신의 편리대로 합리화해 버리면
열사람이 한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일쯤은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난 늘 미련해서인지 말을 이렇게 저렇게 바꾸어서
말할줄 아는 재주를 갖고 있질 못합니다.

열마디의 말을 하기 보단
한번이라도 더 생각을 하고
단 한마디의 말이라도
진실해야 한다고 늘 그런 믿음으로 사는
사람인 까닭입니다.

아마 넓은 의미에서 그건 부부나, 친구나, 연인이나
누구에게든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이겠지요.

처음과 끝이 늘 같은 사람....
늘 한결같은 사람.....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 해도 자신의 뜻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사람....
아무리 화가 나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
몇명안되는 친구를 가졌어도 진정한 친구의 의미를 아는 사람....

살다보면 나는 내가 그리 되고 싶은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살아가다가 그런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엔
참으로 많이 행복해합니다.

스스로가 만들어서 입는 옷 같은 것이
바로 인격이 아닐 까 합니다.

고상한 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고상하게,
밝은 원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환하게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색깔의 옷을 만들어
나만이 알고 있는 또 다른 나에게 옷을 입혀 주는 것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해내는 것
그런것이 우리네 삶이 아닌가 싶습니다.

언뜻 보면 별로 눈에 띄지도 않고,
무슨일에든 나서서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절대 없어도

항상 자기 나름의 향기로 고요한 사람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이 아니라
자신에게 솔직한 모습으로 살고 있는 사람....

이즈음의 나는 왜 그런 사람들이
눈물이 나도록 그리워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성급한 가을 예감이 불러 일으킨
낯선 감상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과 사람사이의 일을 두고
늘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저 한발 앞서 가지도 한발 뒤에 쳐지지도 않게
적당히 살아가면 그만일 수도 있는 세상이지만

이렇게 말고 다르게 살아가는 방법이 있을 것만
같아서 생각이 많아지는 계절입니다.

가을은 아마 사람을
다분히 사색적이게 만드는 계절인가 봅니다.

아직 곁에까지 다 오지도 못한 가을을
기다리는 성급함으로

나는 먼 문 밖에 나가 마중이라도 하고
있는 사람인가 봅니다.

가을에는 곱게 물든 단풍빛으로
드높게 푸르른 물빛 하늘로

마음자락에 고운 옷을 입혀두는
그런 계절이었으면 합니다.

가을에는
그리 살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