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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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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나무의 사랑


BY waterflower 2000-05-29

난 태어 날때 부터 아버지의 죽음을 알고 있었는지
모른다. 계집아이가 어찌나 울었던지 궂판을 하기도
했단다. 그래도 아버지는 나를 무척 사랑하셨는가보다.
나를 위해 시집갈때 장롱을 짜주신다며 뒤뜰에 오동나무를
심으셨다니까. 그런데 "아바바바"라는 말을 시작할쯤
아버지는 편찮으시기 시작했다. 그 따듯한 품속에 온전히
안겨보지도 못하고 나는 아버지를 멀리 했던것 같았다.
아니 아버지가 나를 멀리 하셨단다. 혹시 어린것에게
옮길지도 모른다며,...
애써 나에게 무섭게 대하셨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오동나무는 자신을 심어준 주인을 잃어버리고
또 자기가 돌아가야 할 꼬맹이 아기씨도 잃어 버렸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35년..
그후로도 나는 줄 곳 그 나무가 나를 지켜주시는 타국에 계신
아버지쯤으로 생각하며 지냈다.
지금은 그 오동나무는 베어지고, 그 오동나무는 밑둥만
남은채 쓸쓸히 구석에 자리하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만져 보았다. 그 옛날 아버지가 나무를 어루만진
느낌이 전해오는 것일까. 눈앞이 뿌해진다.
그리고 앉아 본다. 그 밑둥에...
아버지의 무릎앉은 듯, 품에 안긴듯 마음이 행복해 진다.
"아버지, 하늘에서 저 보고 계시죠. 제 소원좀 들어주세요
오늘밤 꿈 속에서라도 꼭 한번 와주세요.
꼭 한번만이라도 아빠 얼굴이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