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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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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타는 여자


BY salala 2001-08-20

나는 가을타는 여자이다. 가을만 되면 오픈카에 스카프를 두르고 드라이브를 하는 나를 연상해 본다.친구들과 깔깔대며 분위기 있는 산과 들을 찾고싶은것이다. 거기다가 엘가의 "사랑의 인사"를 크게 틀고 말이다.이런 실없는(?) 나에게 작년엔 멋진 초가을 선물을 받았다..그것은 우리종교단체에서 자매결연을했던 광주에 갈 수 ??는 행운을 얻게된 것이다.지난9월 24일 맑은 가을 하늘아래에서 낯선분들과 친선경기도 하며 "매력적인 사람이 되자"는 강론이 가을 하늘처럼 푸르게 들렸다.광주중흥동 교우들이 준비한 홍어회와 탁주는 목적없이 남을 위해 베푼다는 것이 너무나 매력적이라는 것을 맛보게 해 주었다.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귀찮은(?)이웃을 멀리하고 즐거운 이웃만 추구해온 나는 "함께"나누는 사랑이 단절된 궁궐속의 행복보다 낫다는 것을 몸으로 느낀 것이다.
나는 성서가 나의 가치관을 대표하기에 성서를 읽고 신부님 말씀을 묵상하면서 재충전되고 중심이 잡히고,봉사를 약속했다
그러나 이것도 나 자신만의 행복을 위한 위장일런지도 모른다.
십자가는 고통의 짐이 아니라 부모.형제,이웃을 이어주는 관계임을 뒤늦게 깨달았다.즐거운 이웃 귀찮은 이웃을 나누어 생각하던 내 모순을..남을 위해 져 주는 무거운 고통의 십자가는 아름다운 관계의 십자가인걸..내가 귀찮은 관계를 끊으면 당장 행복할 것 같앗지만 그것은 더 큰 외로움인 것이었다.내가 디딜 한평만 필요하고 주변의 땅이 없었다면 나는 결코 행복하지도.서 있지도 못할 것이었다.광주운동장에서 마산에서 갔던 우리와의 교류는 분명 관계의 아름다움이었었다.
즉 남과 함께할때 나도 진정 기뻐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았었다.
그리고 눈을 드니 함께 갈때 눈에 들어 오지않던 많은이들이 고이고이 이웃으로 친척으로 들어 앉았다.늦은 오후 우리는 지리산 노고단을 넘어 귀가하고있었다.말없이 웅장한 자태의 지리산, 수 백년의 바람에 뒤채인 채 순종해 온 나무들, 그러면서 많은 나무들의 소리 없는 조화..나는 자연과 대화를 하면서 많은 축복을 받았었다.자연의 조화와 리듬에 빠지면서 새로운 나로 돌아왔었다.작년 첫 가을 광주나들이는 나에게 얼마동안의 행복과 평정을 주었다.해질녘 노고단을 넘을때, 낙엽이 익는냄새,벼가 익는 냄새,새가 수풀 속 둥지로 찾아드는 고즈넉함, 그 큰 지리산이 주는 넉넉함,깨끗한 공기가 주는 삽상함, 어둠이 깔리면서 던지는 人生의 의미등..온 몸으로 가을을 느끼고 왔던 지난해...
나는 가을 타는 여자인가보다.이런 여행을 또 떠나고 싶으니 말이다.한잔의 커피를 앞에 두고 또 화려한(?)가을 여행을 꿈꾸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