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밤부터 허리가 욱신욱신한게 편치않다고 신호를 보낸다.
몸뚱이 지지러 갔다온지가 사나흘밖에 안지났으니 또 가자니 밑천생각이 나고...
저녁내 이리 생각하고 저리 머리굴리고 하다가
에라~` 약두 사먹을라고...
약값대신 찜질방이나 가자.
지난번 밥사먹고 녹차사먹고 식혜사먹고..
부잣집 기둥뿌리라도 다 뽑히게 생겼다
드레곤 책방에가서 만화책을 아홉권이나 빌리고
쑥이가 보는 책한권 챙기고
마트가서 천원에 3개하는 꼬모 사서 준비하고 커피타서 냉동고에 얼리고
냉장고 안에서 굴러다니는 떡 한덩어리 해동하고 포도쥬스 2팩 챙기니
목욕가는 가방이 싸우고 집나가는 아지매 가방만큼이나 거대하다.
9시가 넘으면 야간으로 간주당하여 1000원씩 더 내야한다.
둘이가면 2000원 .
8시 50분.
아무리 가깝기로서니....
5층까지 오르기도 10분은 걸리겠구만서도..
아줌마에기 포기란 없다.
나는 만화책을 부여잡고 100미터 15초로 뛰고
쑥이는 먹을거 보따리 움켜쥐고 약간 통통한고로 18초에 뛰어서
찜질방에레베이터 앞에 서있다.
숨을 헐떡거리며...
허나 에레베이터는 나의 애타는 가슴은 생각도 않은체 지하 4층서부터 층마다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며 숨가쁜 노인네처럼 간신히 올라오고 있었다.
애간장이 녹아내린다!
이제와서 2000원을 포기할수 없었다.
4층 매표소앞
후다닥 앞으로 나가서 표두장 주세요~
의기양양 득의만만한 얼굴로 10000원을 착~내니
낭랑한 목소리로 2000원 더 주세요...
무너 지는 마음..
무신 말씀이시래요? 지금 9시 인데여..
그 시계는 조금 느린고로 미처 9시가 안되고 있었다
아가씨 왈..8시부터 야간입니다.
뭐시여~~~~~~~~????
100 미터 달리기도 소용없었다.
잘못된정보는 잘못된만남만큼이나 내 마음을 할퀴고...
뼈저리는 마음으로 돈 더내고 들어갔다.
세탁소 정자성님은 아들만 둘이다.
아들놈들은 아저씨편에 뚝! 떼어버린후 혼자몸으로 할랑할랑 들어와서.
따신물에서 푹 담근후에 노골노골해진 몸을 찬물에 퐁당 담가서
몸을 쫄깃하게 만들면서 유유자적...늘적지근 게으르ㅡ게 목욕을할때
재진엄마는 어린 아들놈에 말 징그럽게 안듣는 딸년 씻기느라
목욕탕 떠나가라 소리지르며 우적거린다.
워낙 암팡지게 밀어대니 어린 살이 얼마나 아펐겠는지 짐작이 간다.
엄마손피해 이리 꿈툴 저리 꿈툴 그러다 물 묻은 손으로 한대
때리면 등짝에 손자국이 선연하다.
우리식구들은 재진엄마 이미 자리잡고 때미느라 씨름할때까지
자리도 못잡고 이리눈치 저리 눈치 어디 낄때 없나하고 자리찾아 삼만리.
어미가 야무지지못하니 목욕탕 자리잡기가 청와대 문지기만큼 어렵다.
성격대로 물만바르고 대충 미는척하다가 나갈려고 춤벙대면
그때까지도 기운남아도는 재진이 엄마한테 걸리기라도 하는날이면 .
어른이 되가지고 때를 불려가지고만 나간다고 궁시렁 거리며 야무지게 내 팔이라도 밀라치면 자동화된 국수기계에서 면발이 쏟아져 나오듯이
줄줄줄 하염없이 밀려나오는 저 허여무리한것들의
정체는 당췌 무엇들인가?
정자성님이 어찌나 부럽던지..
에고 우리는 언제나 저 형님맹코로 목욕해보나...
게류마늄탕인지 옥보석탕인지에 빠져서 몸을 둥둥 뛰우고
천정에서 뜨거운물이 이슬처럼 분사되는 한증막에도 앉았다가
물속에서 핵폭탄터지듯 강렬한 분사포도 맞으며..
목욕탕에서 징징거리며 ?아다니며 괴롭히는 애기들 없어서 몸은 편하구만서도....
어느새 이리 나이를 먹었는고 생각하니
몸은 괴로워도 젊었던 시절이 새삼 그립다.
락카쪽에서 시끌시끌~~~~~~~~~~
바그다드에 폭탄터지는 소리가 난다.
뭐니뭐니해도 구경중에 쌈구경 불구경이 최고라고..
부지런히 나가본다.
젊은애기엄마가 아기를 가슴에 품고 한쪽 구석에 몰려서
심한 욕설을 여름 장마비 맞듯이 고스란히 듣고있다.
몹시 궁굼하나 얼굴 쳐들고 바로 앞에서 볼수없으니...
이신전심이라고 호기심많은 아줌마들 한쪽 귀퉁이에 삼삼오오모여
귀만 커다랗게 부풀러놓고 듣자하니..
돈 떼어먹고 목욕을하러 나왔다가 원수는 목욕탕에서 발가벗고 만난다고
둘이 딱 마주쳤으니..
코너에 몰린 새앙쥐꼴이 따로없다.
사정이야 어찌됐든지...
옷을 벗겨 놓으니 더욱 초라해 보인다.
한바탕 폭풍이 지나고 다시 잔잔한 바람소리마냥 일상의 소음에 젖어든다
허리가 묵적지근한것이 비가오려나...
천정에서 와드드득 떨어지는 물줄기에 이 내한몸 맡기니..
에구구~소리가 절로절로 나온다.
대충 물기닦고 남녀혼숙~ 찜질방으로 올라간다.
급한중에도 열심히챙긴 만화책이며 떡과 음료수 보따리를 이고지고
장날 쌀팔러가듯이 챙겨서 올라가 자리를 잡는다.
팔자팔자 상 팔자~`
늘어지게 만화책을 읽어 잦힌후에 땀좀 빼볼까 하는맘으로 어슬렁어슬렁
황토방으로 들어가본다.
땀이 터진 상수도마냥 좔좔좔 흘러내리니 몸이 허해졌나?
허실한 마음에 싸가지고 간 보따리 끌러 우걱우걱 먹어치운다.
상쾌하게 샤워를 마친후
검정구두에 침 퉤퉤뱉어가며 광을 내듯이 꼬모를 얼굴부터 여기저기
앞으로 뒤로 바르고 문질르고.. 손이 물찬 제비마냥 빠르게 움직인다.
먹었지 ..
땀뺐지 ..
푹 쉬었지 ..
빠닥빠닥하게 광냈지..
그날 11호 자가용 세차 끝내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