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난 동생에게 닥달을 했다
제발 장가 좀 가라고
맏이인 나로서는 동생이 자식같게만 여겨진다
한결같은 가족들의 바람이 노총각 막내 동생 결혼소망이다
가족들은 안달이 나서 다들 한마디씩 해 보지만 정작 본인은
느긋하게 어느 집에 불났냐는 식이다
막내는 꽉 찬 서른 둘 노총각이다
지난 가을 부터 식구들의 성화로 동생은 서너번 선을 봤었다
노총각 면해줄 짝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몇번을 끌리지 않는 자리를 하더니 이젠 시큰둥하다
막내가 네 살 되던 해 엄마는 우리곁을 떠났다
동생이 엄마를 찾을 때마다 조부님은 손주를 등에 업고 달래셨고
등에서 동생을 내려놓지 못했다
대학을 다닐때 동생은 수업을 거부하고 머리띠를 두르고
복지부동한 관리들과 부당한 교육정책을 규탄하느라
학업은 전폐하다시피 했다
아버지와의 대립은 불가피했다
동생은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자신은 어렵고 힘든 길을 가고있지만 후배들에게는 부당한 교육 정책에
희생당하게 할수 없지 않느냐며 아버지를 설득시켰다
동생의 자취방에는 항상 두세명의 후배가 더부살이를 하고 있었다
군입대를 앞두고 두 세달 얹혀있거나 형편이 어려운 후배가
화숙집에서 쫓겨나 두세달
동생은 그렇게 자취방을 정거장쯤으로 개방을 하고 있었다
그런동생의 행동에 아버지는 항상 못마땅해 하셨고
기름과 물처럼 얼켜만 갔다
동생은 후배들을 도와준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함께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후배들은
다시 동생을 찾아오지 않을꺼라고 했다
동생은 그랬다
어린나이임에도 동생의 생각은 언제나 반듯하고 분명했다
너무 밝은 길 곧은 길만 고집하는 동생이 난 불안한적이 많았다
괜한 노파심인줄 알지만 내 손가락의 상채기처럼 아픔이 가득하다
지금은 되려 내 건강을 염려하는 다 큰 어른이 되어있지만
난 언제나 그 옛날 조부님의 등에서 엄마를 찾던 애처로운 동생으로 보인다
부모님의 개원권유도 선배병원에서 좋은 대우 조건도 다 뿌리치고
구청 복지관 한방과 구석방에서 동생은 가난한 영세민들과 힘없는
노인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만남을 계속하고 있다
자신의 중심을 지켜 가는 동생이 대견하긴 하지만 지금은 자신을 미래를
위해서 조금 훗날 그 일을 했줬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
돈도 벌었으면 좋겠고 참한 색시도 만났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