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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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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BY narraly 2000-12-16

문득 이십년전 돌아가신 아버지가 떠오릅니다
유난히 베풀기를 좋아 하셨던분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지나칠 정도로 각별 하셨던분

아버지의 계날이면 나는 항상 동네 어귀에서 아버지를 기다렸지요
검정코트에 뒤뚱뒤뚱 걸어오시던 아버지.음료수만 드셔도 취하시던
아버지 손에는 언제나 오백원 짜리 딸기 젤리가 들려져 있었습니다
딸기젤리를 사오신 아버지께선 저희 삼남매를 둘러앉히시고
하나씩만 나누어 주신뒤 그많은 젤리를 어머니의 옷장에 꼭꼭 숨기시고는 하나도 저희들을 위해서 더 주시는 법이 없으셨죠
나머지는 모두 어머니의 몫이 되었답니다
동네에 잔치가 있을때면 혹시 어머니께서 힘든일이라도 하실까봐
우리들을 몇번씩 보내시어 확인을 하게하시고 농약 친 벼이삭을
먹은 제가 목에서 피가나는것을 보시고 어머니께서 놀라시자
택시를 불러 어머니만 모시고 병원으로 가셨던분이 아버지랍니다
나는 물론 동네 아주머의 응급처치로 살아났지요.
아뭇튼 할머니도 포기하신 어머니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

그렇게 아버지와 어머니께선 이십년을 사셨고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오시던날 자살을 기도하셨던 어머니께선 재혼에 대한
유혹도없이 그렇게 홀로 저희 삼남매를 키우셨답니다
어머니께서 아버지없이 이십년 세월을 버티실수 있으셨던건
살아계시는 동안의 아버의 사랑이 어머니껜 모진 세상에서
버티어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주었을 겁니다
어릴적 참 이상하게 보이던 아버지. 감사합니다. 그리고
어머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