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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옆구리 터지는소리-내 사주엔 아들이 없데요.


BY 나의복숭 2000-10-08

"아들 낳으면 내손에 장을 찌지지"
"아지매 사주팔자엔 아들이 없어"

둘째딸 낳고 나보다 더 속이탄 울 친정엄마가
용타는 점쟁이를 찾아갈때마다 들었든 진짜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였다.

그넘의 점쟁이 말을 철석같이 믿은 울 엄마.
그소리를 들을때마다 마치 점쟁이가 구세주라도 된듯
"그러니까 우짜면 좋습니까?"
"사주팔자에 없는 아들을 난들 어쩌겠나"
"그러지말고 양밥이 있슴 알려주시우"
첨엔 팅기든 점쟁이가 마지못한듯 뭐 굿을 하면 된다나.

근데 난 그소리를 듣자마자
지가 내 사주팔자를 우째 안다고 그렇게 단언을 하냐고,
남의 사주팔자를 그리 잘알아서 고치게 해주면
지팔자는 왜 못고치고 그모양이냐고 욕을 했었다.
아 참 이건 귓속말인데
(문디 할마시 놀고 자빠졌네)<---요소리도 했다. 히히.애구 짤릴라.

심약한 논네인 울엄마 그소리를 들을때마다
마치 내가 천기누설이라도 한양 나를 나무랐다.
날만 새면 엄마는 굿을 하자고 야단이시고
난 그따위 미신 안믿는다고 뻗대고...
속으로 제품원료는 울남편이 가지고 있는데 지가 뭐 안다고...

그러다가 또 세번째 딸을 낳았드니 울엄마 화가 폭발한기라...
"애구 이 망할것아. 그때 내말듣고 굿을 했으면 이번에 아들을
뽑았을낀데.."
어휴...아들도 명주실 뽑듯이 뽑혀나오면 얼마나 좋으랴.
노력은 성공의 어머니라는데 노력해도 안되는데 우짜남?
(하긴 뭐 노력을 하기나 했나? 좋아서 낄낄거리기나 했지. 메롱~~~)

온갖 원망 다들어먹고, 욕 들어먹고,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 준다는데 살아있는 엄마 소원을
못들어주나 싶어 거금 얼마를 드려서 굿을 했다.
난 안가고 울엄마와 점쟁이가 동화사 어딘가에 가서 했는데...
"야야. 이번에는 백발백중 아들이란다"
참 나..
그넘의 되도 안한 점쟁이가 얄미워서 사실은 딸을 터억하니
낳아서 콧대를 팍 꺽어 주고 싶은데
애구 내가 어디 그럴 처진가?
우짜든동 그넘의 돌파리 점쟁이를 용한 점쟁이로 맹글어야 하는
현실앞에...흑흑 통곡이라도 해야할판이다.

같은 공장의 같은 재조원료인데도 4번째 제품은 짜쟌---
진짜 아들로 나왔다.
이건 어떻게 설명을 할꼬?
졸지에 그넘의 점쟁이는 쪽집게가 되버렸고 울엄마의
구세주가 된거라....돈 한푼 안받고 울엄마가
그 점쟁이의 홍보위원이 된건 말할것도 없다.

지금도 울엄마 내가 아들을 낳은건
순전히 그때 그 점쟁이한테 굿을한 효험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다.
참나.
밤을 낮으로 알고 울남편과 내가 땀흘리며 노력한 결과인데...히히.

근데 그때 그 점쟁이.
지금은 뭘하고 있을까?
은퇴했을까? 아니면?
울 남편이 좋아하는 김밥을 쌀때마다
한번씩 생각나는 사람이다.
아! 그래서 옛사람은 다 그리운건가?